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30일 방송된 '계백' 12회는 전국기준 13.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 방송분이 기록한 13.7%와 거의 비슷한 수치로, 매 화요일 방영분에서 조금씩이나마 상승폭을 기록했던 데 비춰보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계백'은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캐릭터가 변화되면서 무리 없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으나 10회를 넘어간 현재까지 스토리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계백'과 동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SBS '무사 백동수'와 KBS 2TV '스파이 명월'이 각각 16~18%, 5~7%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경쟁작의 시청자들을 끌어오는 데도 실패했다.
초반 '계백'의 전략은 이미 월화극 1위로 자리잡은 동 장르극 '무사 백동수'의 시청률을 가져오기보단, 수목극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체기였던 월, 화요일 TV에서 멀어져있던 시청자들을 다시 브라운관 앞으로 데려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방송 두 달째 접어든 '계백'은 전작 '미스 리플리'가 기록했던 시청률에서 나아가지 못한 채 10% 초중반에 머물러있다. 36부작으로 연말까지 방영되는 대하사극으로서 대본의 완성도 면에서 호평받고 있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긴 호흡이다.
계백(이서진 분)과 의자왕자(조재현 분)가 사택비(오연수 분)로부터 박해받고, 그 와중에 은고(송지효 분)는 부모의 원수인 대좌평(김병기 분)의 수양딸이 되기로 결심, 호랑이 굴로 제 스스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계백, 은고, 의자왕자 사이의 삼각관계가 그려지고 있으며, 은고와 계백의 이루어질 수 없는 러브라인이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설정 자체는 흥미롭다. 하지만 설정이 주는 극적인 분위기가 정작 드라마에선 극적으로 표현되지 못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긴박감이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호흡에 맥이 풀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생방송 촬영으로 방송 분량 확보 자체가 중요할테지만 근본적으로 대본과 연출을 통한 완급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과연 사극 명가 MBC가 야심차게 내놓은 '계백'이 탄력적인 전개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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