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와대 직원인데…" 사기 행각 기승
입력 2011-08-29 05:00  | 수정 2011-08-29 07:23
【 앵커멘트 】
최근 청와대 직원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른바 '윗선'에만 얘기하면 모든 게 통한다는 생각,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50살 황성하 씨는 지난 2008년 후배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서 "4대강 유역 개발지인 경북 포항 영일만의 사업용지와 토석 운반권을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기획재정부 공문도 솔깃했지만, 무엇보다 함께 온 청와대 비서관은 말쑥한 차림새 그 자체였습니다.

▶ 인터뷰 : 황성하 / 청와대 직원 사칭 피해자
- "청와대 행정관이란 사람은 저한테 오면 항시 양복에 배지도, 청와대에서 달고 다니는 그런 배지를 달고 다니고요, 모든 부분들이 제가 믿을 수밖에 없는…."

결국, 이들에게 7억 원의 돈을 쏟아부은 황 씨, 하지만 모두 사기극이었습니다.


이처럼 최근 청와대 직원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에도 "청와대 조경 공사 수주를 도와주겠다"며 모두 27차례에 걸쳐 6천900여만 원을 가로챈 5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주로 대통령실 경호처 로고가 인쇄된 수첩 등을 들고 다니며 피해자를 안심시켰습니다.

앞서 이달 초에도 경호처 직원을 사칭해 백화점 입주를 미끼로 1억여 원을 뜯은 30대가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곽대경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정치권력이 상당한 권한을 전 사회적인 영역에 미치고 있다'라는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이른바 '윗선'이면 모든 게 다 해결된다는 생각, 우리 사회를 계속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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