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대 은행 가계대출 여력 5천억 원 못 미쳐
입력 2011-08-19 11:10  | 수정 2011-08-19 13:23
【 앵커멘트 】
가계 대출 월 증가율을 0.6%로 제한했던 금융당국이 전면적인 은행 대출 중단위기에 처하자 꼭 필요한 가계대출은 시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MBN 조사 결과 4대 시중은행의 이번 달 남아있는 대출 한도는 5천억 원에도 못 미쳐 0.6% 가이드라인을 풀어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금융당국이 내놓은 극약처방은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달 대출 잔액의 0.6% 이내로 맞추라는 지시였습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지난 10일 여신담당부행장을 모아놓고 가이드라인을 정했고, 은행은 일제히 가계 대출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부작용이 커지자 초강수를 뒀던 금융당국은 한발 물러섰습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우선 순위에 따라 은행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계 대출 증가를 적정 수준에 맞추기 위한 0.6% 증가율 제한은 살아 있습니다.

MBN이 조사한 4대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여력은 17일 기준 4,895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미 8월 가계 대출 증가율이 0.57%인 신한은행은 0.6%까지 남은 가계 대출 여력이 191억 원에 불과하고, 우리은행 600억 원, 하나은행은 704억 원입니다.

국민은행만 3,400억 원가량 추가로 신규 가계대출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은행의 대출 줄이기도 여전합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심사를 강화해 실수요 자금 위주로 대출하고 있고, 대출 중단 공문을 취소한 신한은행은 정부가 강조한 고정금리나 비거치식 분할 상환대출만 취급하고 있습니다.

농협은 8월 대출 증가율이 0.84%로 긴급 자금 외에는 사실상 대출이 힘든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대출 희망자는 생활자금이나 사업유지 자금 용도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고,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선택할 자유도 없습니다.

8월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위험신호를 보여 속도 조절이 필요하긴 했지만, 금융위의 0.6% 제한은 아마추어식 처사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시장을 외면한 정부의 숫자 놀음과 금융당국의 불호령에 납작 엎드린 채 고객들은 안중에도 없는 은행 사이에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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