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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정태’ 사희 “다음주엔 또 어떤 괴롭힘 당할까요?”[인터뷰]
입력 2011-08-18 08:55 

대사와 행동으로 웃긴다. ‘이렇게도 코믹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라고 감탄하게 된다. 경찰 제복을 입고 펼치는 코믹 연기가 왜 이렇게 눈에 쏙쏙 박히는지 모를 정도다.
케이블 방송 tvN ‘재밌는TV 롤러코스터 속 시트콤 ‘홍대정태에서 경찰로 나와 ‘빵빵 터트리는 배우 사희(28).
쏟아지는 배우들 틈 속에서 이 배우의 이름을 모를 수 있겠다. 영화 ‘라듸오 데이즈 ‘불량남녀, 드라마 ‘당돌한 여자에도 출연했지만 얼굴을 그리 알리지도 못했다.
비중이 적은 이유인 탓도 있지만 변신을 너무 잘하는 배우인 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시청률 높았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김사랑의 친구), 현재 상영 중인 ‘블라인드(마지막 피해자)에서도 나왔지만 그녀에게 관심이 없었다면 몰라봤을 수도 있다.

▲카멜레온처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줄 아는 배우
‘홍대 정태에서는 조금 더 비중이 있고 캐릭터가 독특해서 그런지 많은 관심을 가져 주세요. 털털한 게 저랑 비슷한 것 같은데 제 모습을 보여주며 촬영하는 것 같아요. 시트콤은 자기 캐릭터를 가지고 가는 게 재밌잖아요. 매주 고생하긴 하지만 ‘이번에는 PD님과 작가분이 무엇으로 저를 괴롭히려나라고 걱정을 하면서도 다음 에피소드를 항상 기다린다니까요.”(웃음)
사희는 극중 속이 안 좋아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 ‘큰 일을 보다가 뱀에 엉덩이를 물렸고 독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해수욕장에서 수영복이 없어져 수박으로 가리기도, 희귀한 치질에 걸린 환자의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코믹하고 황당한 에피소드들은 지인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당돌한 여자를 함께 한 배우 이유리는 그에게 사희야, 네 ‘똥신 연기는 대박이었어. 보다가 쓰러질 뻔 했다”라는 문자를 받기도 했단다.
언제나 밝고 유쾌한 시트콤 현장. 너무 즐겁다”는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추는 ‘대세 김정태를 보고 ‘정말 웃음을 멈출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정태 오빠는 현장에서 재밌으려고 웃기는 게 아니라 무표정으로 툭툭 던진다. 10번 중에 2번 터지면 많이 터지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말 자체가 웃긴다”며 꺄르르 굴러갔다.
경찰 제복이 잘 어울린다고 하자 눈을 반짝였다. 미니홈피나 트위터를 보면 경찰복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건 남자들의 로망인 거죠?(웃음) 또 한 번은 촬영 현장에 경찰복을 입고 가는데 사람들이 ‘경찰이 이러면 진짜 벌금 10번도 더 낼 수 있겠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성격은 남성적, 미모는 타고남…미스 춘향 출신
100억원대 여름 블록버스터 속에서 선전하고 있는 영화 ‘블라인드에서 분량은 많지 않지만 두려움에 떠는 사희의 눈빛도 잊을 수 없다. 살인마에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 영화가 주는 긴장감 속에서 그의 연기는 빛을 더한다.
솔직히 공포물이나 잔인한 스릴러 같은 건 잘 못 봐요. 그런데 영화를 찍을 때와 보는 것은 다르더라고요. 촬영 할 때는 몰랐는데 다시 객석에서 보니 정말 깜짝(의자 뒤로 몸을 젖히며 손으로 눈을 가리며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놀랐어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연기가 카메라에 실감나게 담겼고, 살인마에게 피해를 당하는 여성의 모습이 리얼하게 담겨 스크린에 전해진다고 건넸다. 사희는 시사회 전에 제작진이 내 ‘발 연기가 최고였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내가 연기를 그렇게 못했나라고 생각해 충격을 먹었다”고 웃는다. 살인마에 납치되기 전 술 취한 그를 잡은 카메라 앵글이 발에 초점 맞춰져 있던 것. 소위 말하는 ‘발연기가 아니라고 확인해주며 또 웃는다.
사희는 탁월한 미모를 인정받은 배우. 김희선과 장신영 등이 나온 미스 춘향 선발대회 출신이다. 경북 풍기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5학년때 서울로 전학, 이때부터 배운 가야금 실력도 수준급.
어렸을 때부터 예뻤냐고 묻자 성격은 남자 같아서 어렸을 때 오빠가 맞고 들어오면 그 아이들을 때려주곤 했다”면서도 항상 치마만 입고 다니고, 아주머니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또 한 촬영 감독이 ‘배우 김태희보다 예쁘다고 했다”며 하루는 아파서 얼굴이 부은 상태로 현장에 갔는데 그 감독이 ‘너 너무한다. 팬 관리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라고 따지셨다”고 좋아했다. 그는 말해놓고 민망했는지 얼굴을 가리고 또 한참을 배시시 웃는다.
고2때 잡지 모델로 데뷔해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희는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지고 다양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말에 감사하다고 했지만 일단 먼저 자기만의 색을 찾아 제대로 보여준 뒤 차츰 다른 색들을 덧입히고 싶다고 바랐다.
평소 활동적이고 액션도 좋아해 안젤리나 졸리나 하지원이 맡는 연기, 손예진이나 수애처럼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는 여배우의 감정 표현이 넘치는 눈빛 연기도 하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그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 지극히 자연스런 연기가 나올 듯하다. 천의 얼굴, 그에게 풍기는 이미지는 천상 배우다.
제가 활동을 오래하긴 했는데 아직 제 작품을 못 만난 것 같아요. 이제는 조금 저라는 배우를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제대로 만났으면 좋겠어요. 아직 기회가 오진 않았지만 아니, 이미 기회가 왔는데 놓쳤을 수도 있지만 그동안 쌓아온 게 있잖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요. 계속 일할 수 있는 것도 너무 재밌고 행복해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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