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16일 고영탁 드라마국장 명의로 자료를 내고 월화극 '스파이명월' 여주인공 한예슬이 촬영에 무단 불참하고 잠적해 방송에 차질을 빚은 것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하고 이같이 밝혔다.
KBS는 "이번 일은 아무도 일어날 것으로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며 방송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중대한 사태"라며 "여주인공 대타를 구해 제작 파행을 최소화하고 끝까지 제작을 진행해 드라마 방영을 완료함으로써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KBS는 '스파이명월'이 다른 드라마 촬영과 비교해 쪽대본이나 살인적인 스케줄은 아니었다며 제작진과 불화로 촬영을 거부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는 한예슬의 일방적인 얘기이고 핑계라고 선을 그었다.
제작사인 이김프로덕션은 "현장에서 본인(한예슬) 위주로 대본 수정을 요청하고 스케줄 변경을 요구하거나 촬영장에 지각할 때도 최대한 그를 배려해 현장 촬영이 원만하도록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이번 사태로 제작사는 유ㆍ무형적인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며 법적 대응 의지를 시사했다.
소속사인 싸이더스 역시 드라마뿐 아니라 그간 진행해 온 영화, CF 등 다수의 활동에 걸린 이미지 실추 문제까지 포함해 손해배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슬은 드라마 담당 PD 교체를 요구하며 지난 14일 촬영장을 무단이탈한 뒤 15일까지 복귀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한예슬은 16일 새벽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예슬은 이날 오전 3시 30분(현지시간)께 서울발 대한항공편으로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으며 공항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국내 TV 제작진 등에 포착됐다.
그는 현지 인터뷰에서 "드라마 제작 환경이 너무 힘들었다"며 "모든 걸 내려놨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진 기자 /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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