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2만 5천 관객을 열광케한 싸이의 뜨거웠던 `흠뻑쇼`
입력 2011-08-07 11:07 

싸이의 마법은 더위를 잠재울 만큼 대단했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 6일 '삼성카드와 싸이의 썸머스탠드 흠뻑쇼'를 보기 위해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 폈다.
이날 공연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편안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속속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는 이번 콘서트의 드레스 코드인 '노출이 심한, 방수되는 블루계열'를 입은 사람들도 꽤 눈에 띄었다.
오후 7시, 애국가와 함께 주인공 싸이가 등장하자 이만 오천여명이 들어찬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역시 '공연계의 황태자' 싸이였다. 그는 공연이 시작되기가 무섭게 한여름 밤의 열기를 뜨겁게 불태우며 열정을 폭발시켰다.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 첫 곡은 '예술이야'였다. '챔피언' 락 버전과 '나 이런 사람이야' 등 흥겨운 리듬의 곡들이 그 뒤를 이었다. 관객석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싸이는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보며 "가수생활을 시작할 때 꿈꿨던 무대가 지금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며 감격해했다. 그는 그 성원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내 눈에는', '새', '환희', '벌써 이렇게' 등 히트곡들을 열창하며 뜨거운 열정을 숨김없이 발산했다.
게스트 인순이와의 합동 무대는 관객들의 흥을 더욱 돋우웠다. '친구여', '거위의 꿈', '밤이면 밤마다'를 열창한 인순이는 "노는데 나이 없다"고 외치며 20대 못지않은 섹시 웨이브와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특히 인순이와 싸이의 '친구여' 합동무대는 나이를 초월한 두 사람의 우정과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흐린 기억속의 그대'와 '도시인'을 부르며 화려한 야광 형광봉 댄스의 진수를 선보이며 콘서트 중반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그는 '서른 즈음에', 아버지', '사노라면', '흔들어주세요' 등 애잔한 분위기의 곡들로 공연의 완급을 조절했다. 특히 '서른 즈음에' 간주에 맞춰 직접 클라리넷을 연주해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 게스트 GD&TOP이 등장하자 공연장의 무대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GD&TOP은 '뻑이가요', '오예', '하이하이'를 잇따라 열창하며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싸이가 야심차게 준비한 여자 패러디. 싸이는 빨간색 물방울 무늬의 옷을 입고 오렌지캬라멜의 '아잉'을 깜찍하게 소화했다.
이어 비욘세보다 섹시한(?) 싸욘세로 변신해 관객석을 뒤집어 놓기도 했다. 몸매가 여실히 드러나는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골반춤을 추는 싸이가 올해 서른다섯 살이라는 것을 믿는 사람이 있었을까?
싸이는 크레인 위에 몸을 맡기고 미디엄 템포의 '낙원'을 부르며 무대 구석구석을 돌았다. 잠시 숨을 돌린 그는 이만 오천명 관객들과 눈을 맞추면서 자신을 보러 와준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해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잔잔한 분위기도 잠시, 싸이는 '연예인'으로 관객들을 온몸으로 뛰게 했다. 십자무대로 구성된 무대를 뛰어다니며 잇는 힘껏 에너지를 폭발시킨 싸이의 모습은 관객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또 '흠뻑쇼'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곳곳에서 물이 분사돼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어서 싸이는 '소나기', '챔피언', '라잇나우'를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열렬한 앵콜요청에 보답, '붉은노을', '아파트', '황홀한 고백', '언젠가는' 등을 부르며 공연의 마지막을 만끽했다.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었던 이번 공연은 데뷔 11년차 싸이에게도 매우 특별한 순간이었을 터.
공연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마흔 다섯 살에도 댄스가수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던 그는 이를 증명하듯 3시간 내내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그와 함께 호흡한 관객들에게도 이번 공연은 잊지 못할 8월의 어느 한여름 밤이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현정 인턴기자/ 사진= 팽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