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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톱★ 내한공연 '거품에 사기꾼까지‥'
입력 2011-07-27 08:07 

최근 몇년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린데이, 휘트니 휴스턴, 밥딜런, 에릭클랩턴, 스티비원더 등이 다녀갔고 올해도 스팅, 테일러스위프트, 이글스, 산타나 등이 국내 팬들과 만났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스타들 부터 전설로 불리는 거장들까지 세계적인 톱스타들이 속속 한국을 찾고 있는 것. 기실 이같은 내한 공연 러시는 우리나라의 팝시장 규모에 비하면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국내 음원시장 전체에서 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음악시장에서 20% 내외에 불과하고 팝 스타의 음반판매 역시 1만장을 넘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팝스타들의 공연 주소비계층의 경제력 성장과 열광적인 호응 덕에 국내에서도 이들의 공연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됐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음반시장 불황도 한몫했다. 팝스타들이 음반보다는 공연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을 진행함에 따라 전체 공연 횟수가 늘어난 것.
하지만 실제로 국내 팝스타들의 내한공연 시장이 장밋빛은 아니다. 흥행에서 성공적이었던 공연들도 간신히 적자를 모면한 경우도 많다는 것이 공연 업계의 설명이다. 이는 공연 제작비와 개런티만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쉽게 답이 나온다.
해외 가수들의 개런티는 A급의 경우 100~200만 달러로 책정된다. 우리 돈으로 10~20억원 내외다. 일반적으로 티켓 가격은 5만원에서 약 20만원까지. 평균치인 12만원으로 놓고 봤을 때 1만명이 수용되는 체조경기장 기준으로 티켓판매 수익만 12억원이다. 이미 아티스트 개런티에도 못 미치는 돈이다. 여기에 공연에 필요한 무대 및 장비 대여, 공연장 대관료, 홍보 마케팅 비용 등의 제작비가 5억원 이상 소요된다. 기업 협찬 등을 받는다고 해도 아슬아슬하게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문제는 체조경기장 1만 명을 채울 수 있는 해외 아티스트가 불과 몇 명 되지 않는다는 것.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 내한공연에 큰 수익을 기대하고 뛰어드는 공연기획사들이 다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문성이 결여된 공연기획사들이 공연시장에 뛰어들고 검증되지 않은 내한공연 소식들로 국내 팬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마돈나 내한공연 소식이 팬들을 흥분시켰으나 결국 무산됐으며 록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우드스탁 코리아(공식명칭 피스 앳 디엠지)의 경우도 마찬가지 사태를 맞았다. 1969년 미국에서 열렸던 세계적인 록페스티벌의 이름을 딴 이 행사는 ‘우드스탁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티 콘펠드까지 내한 해 행사 개최를 알렸지만 결국 투자금 유치 실패로 무기한 연기됐다.
최근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음악페스티벌인 썸머소닉 페스티벌이 한국에서 열린다는 소문, 에이벡스 뮤지션들의 합동콘서트인 에이라이브가 한국에서 열릴 것이라는 소문 등이 업계에 돌았던 바 있다. 실제 이들의 구체적인 공연 진행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내한공연이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두 가지 경우다. 먼저 공신력이 떨어지는 해외 프로모터들의 국내 공연업계 진출이다. 미국 현지 프로모터들이라고 모두 믿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해외 가수들의 공연은 현지 공연 에이전시를 통해 이뤄진다. 공연에이전시는 다양한 중간 프로모터들이 현지 공연기획사와 만들어 오는 계약을 검토,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 즉 프로모터와 공연 관련 사안에 합의가 되더라도 최종적으로 에이전시를 통해 아티스트의 확정을 받아야 공연이 진행되는 것. 드문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중간 프로모터가 개런티를 횡령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일부 전문성이 턱없이 부족한 국내 공연기획사의 역시 마찬가지다. 현지 프로모터와 가 계약을 해놓고 송금할 개런티 마련을 위해 섣불리 홍보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온 것.
한 공연 관계자는 국내 내한공연 시장은 일부 오랜 시간 해당 업계에서 노하우를 쌓고 검증받은 업체를 제외하고는 영세하고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투자와 운용 면에서 산업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라며 자본의 투명한 운용, 콘텐츠의 엄격한 관리, 공연장 인프라의 균형적인 성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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