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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춤과 노래는 퍼펙트"…미국·일본·유럽 한류팬 열광
입력 2011-07-24 18:52 

비가 오락가락하던 2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소녀시대 콘서트장을 꽉 채운 1만여 팬 가운데 유독 반응이 뜨거운 무리가 있었다. 바로 미국 대만 홍콩 유럽 등지에서온 한류팬들이었다. 이들은 "지금부터 소녀시대! 영원해요 소녀시대!"라며 한국말로 구호를 외치며 형형색색 플래카드를 흔들어댔다.
이들은 콘서트 내내 소녀시대 노래를 한국어로 따라불렀고, 춤까지 추며 흥겹게 콘서트를 즐겼다. 피부색과 국적 차이도 느낄 수 없는 순수한 환호였다.
이날은 파리 한복판에서 유럽팬 1만4000명이 K팝에 환호한 지 두 달쯤 되는 날로 이번에는 직접 소녀시대 공연을 보러 외국에서 팬들이 찾아온 것이다. 이틀(23~24일) 공연에 2만여 관객이 몰려들었는데, 이 가운데는 소녀시대 미국팬클럽 '소시파이드' 회원 103명을 비롯해 싱가포르 대만 유럽 등 10개국이 넘는 세계 각지에서 온 한류팬 500여 명도 함께했다.
이날 공연장 앞은 시작 2~3시간 전부터 기념품을 사고 야외부스에서 사진을 찍는 외국팬들로 분주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열광적으로 환호하던 싱가포르 한류팬 헨리(19)는 "하드록만 들었는데 소녀시대 노래를 듣고 K팝에 빠져들었다"며 "외모부터 안무, 노래까지 퍼펙트(Perfect)하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팬들 성원에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무대를 누비던 9명 소녀들도 공연 막바지에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일제히 '보고 싶었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높이 치켜든 순간이었다.

이날 '소원을 말해봐'로 공연 서막을 연 소녀시대는 한국에서 히트한 곡을 비롯해 일본에서 발표한 곡, 멤버 개인별로 소화한 팝스타 곡까지 총 30여 곡을 들려줬다. 한국에서 활동을 중단한 상태지만 공연장 열기는 이들 공백을 무색케 할 정도.
멤버 유리(22)는 무대에서 "국내 활동을 하지 않은 지 꽤 됐는데 외국에서까지 이렇게 많이 와주실 줄 몰랐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피부색과 국적을 뛰어넘은 팬들 환호 때문인지 9명 소녀들은 3시간 넘는 긴 공연 시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가 넘쳤다. 공중그네에 오르기도 하고, 객석으로 움직이는 배를 타고 관객에게 경례를 올리기도 하는 등 다양한 퍼포먼스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멤버별로 꾸민 솔로 무대에서 공연장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외국 한류팬들을 위해 특별히 마돈나 노래 '포미닛(4minutes)'을 부른 멤버 윤아(21)는 파격적인 봉춤에 도전했고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스리(Three)'를 부른 써니(22)는 리본을 이용한 유연한 몸놀림을 자랑했다.
공연 막바지에 이들 히트곡 '지(Gee)'가 흘러나오자 팬들의 환호성은 천장을 뚫을 만큼 강렬했다. 소녀시대는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았다"며 마지막 곡으로 '영원히 너와 꿈꾸고 싶다'를 부르고 무대를 떠났다. 앙코르 요청이 끊이지 않자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또 한 번 감동어린 무대를 선사했다.
공연장 열기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외국 한류팬들을 포함한 관람객들은 달력 부채 등 소녀시대와 관련한 기념품을 사기 위해 또 한 번 긴 줄을 서야 했다. 멤버 윤아 사진이 실린 달력을 고르고 있던 존 웡(16)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공연을 위해 홍콩에서 온 그는 "매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소녀시대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와이에서 온 에이제이(23)는 "데뷔 앨범부터 최근 발표한 앨범까지 다 모을 정도로 나는 엄청난(huge) 팬"이라며 "하와이에서 소녀시대 인기는 유럽, 동남아에 버금갈 만큼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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