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능출제 비리 '충격'
입력 2011-07-20 09:13  | 수정 2011-07-20 10:29
【앵커멘트】
해마다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출제하는 곳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입니다.
그런데 이곳이 각종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있는 정창원 기자 연결합니다.
정창원 기자


【질문 1】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는데, 수험생 부모가 수능시험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 우리 국민이 도대체 이해가 안 될 것 같은데요.

【기자】
감사원 감사 결과,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 11명이 수능시험 출제 검토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경기도 등 4개 지역의 고입선발고사 출제 검토위원 5명도 수험생 부모였습니다.

2011학년도 수능 7개 과목의 경우 출제위원의 과반수가 특정대학 출신으로 채워지는 등 시험출제자 선정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시험 출제에 앞서 수험생 자녀가 없다고 허위로 서약서를 작성했고, 평가원은 가족관계 확인 없이 서약서만 믿고 수능시험 출제를 맡겼습니다.


【질문 2】
수능시험 출제 어떻게 이뤄집니까? 시험문제 유출 가능성도 걱정되는데요.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매년 수능 문제를 출제하기 위해 수능 한 달 전부터 지방의 숙소를 선정해 외부와의 연락을 통제합니다.

지난해는 수능 출제위원과 검토위원, 보안요원 650여 명이 32일간 합숙했습니다.

이 기간동안 전화나 인터넷이 금지되고, 상을 당하더라도 보안요원을 대동하고 빈소에서 분향하는 것만 잠시 허용됩니다.

하지만, 출제위원으로 선정된 후 합숙에 들어가기 전까지 2-3주 정도 시간이 있어서 자신이 출제할 방향이나 문제 유형을 주변에 알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질문 3】
이번 감사결과를 보니 평가원장에서부터 말단 직원까지 비리로 만연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래서야 국민이 어떻게 믿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한마디로 도덕 불감증의 표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지난해 수능 이후 제기됐던 불량 샤프심 논란은 평가원이 규정을 어기고 저질 중국산을 계약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어 모의수능 시험지 인쇄사가 1억 6천만 원의 부당이익을 얻도록 도와주는가 하면, 평가원 간부가 빌렸다는 명목으로 인쇄소로부터 천3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수능문제와 EBS 교재의 연계강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EBS도 수능교재 값을 5% 비싸게 책정했습니다.


【질문 4】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로 수능시험에 대한 공신력이 크게 떨어졌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교육계와 정부의 움직임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교육과정평가원은 이번 6월 수능 모의평가 때부터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수능 출제 검토위원의 가족관계기록부를 제출받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가원은 또 이번에 적발된 출제위원 2명과 검토위원 9명은 출제ㆍ검토위원 풀에서 제명했습니다.

수능업무를 평가원에 위탁하고 있는 교과부는 일단은 시험문제 유출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이번 일의 경위를 자세히 파악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수능의 공신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만큼 현재의 수능 출제 시스템을 문제은행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참교육학부모회'등 시민단체들은 "시험 문제가 유출되거나 입시 부정이 일어날 개연성이 분명히 있다"며, 국가가 좀 더 철저히 입시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