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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3’만 보라고?”…5개관 중 4개 장악 ‘독점 논란’
입력 2011-07-04 14:07 

많은 비가 쏟아진 3일 휴일 오후, 직장인 김은지(27)씨는 남자친구와 오랜만에 강북의 집 근처 영화관을 찾았다. 궂은 날씨 탓에 외부 데이트를 즐기는 것보다 영화관 데이트를 선택한 것.
‘트랜스포머3: 달의 어둠이 요즘 화제지만 김씨는 개인적으로 로봇영화를 좋아하지 않아 다른 상영 영화를 살펴봤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5개 상영관 가운데 4개 상영관이 ‘트랜스포머3을 상영했다. 그나마 1편은 ‘써니로 이미 한 달 전에 본 영화였다. 결국 김씨는 남자친구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영화 팬들이 아우성이다. 극장가에 ‘트랜스포머3이 대부분의 상영관을 ‘점령해 영화 선택에 제약을 받는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1관부터 6관까지 전부 ‘트랜스포머3”라며 영화관에서 왜 ‘트랜스포머3 밖에 안 하는지…. 영화 보는 자유를 이렇게 제한해도 되나 모르겠다”고 적었다.
상영관이 10개 이상 되는 대규모 극장은 그나마 사정이 괜찮다. 10개 상영관이라면 2, 3개 상영관은 다른 영화를 위해 비워 놓았다. 하지만 소규모 영화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영화는 거의 ‘트랜스포머3뿐이다.
2011년 현재까지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의 스크린 가입률(99%)에 따르면, 국내 전체 상영관은 2229개다. 이중 ‘트랜스포머3은 지난 주말(1~3일) 1420개 상영관에서 관객을 맞이 했다.
한 영화 팬은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보려고 했는데 밤 10시30분에 한 번 상영하고, ‘써니도 두 번 밖에 상영을 안 하더라. 이게 말이 되나? 집 근처 상영관을 놔두고 멀리까지 가야했다”고 한탄했다.
직장인 최대순(29)씨는 ‘트랜스포머3가 마케팅을 열심히 해서인지 상대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개봉 한 영화는 어떤 것이 있는지 잘 몰랐다”며 영화관에서도 다른 영화들이 거의 상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편에 대한 기대감과 볼거리가 많은 ‘트랜스포머3을 봤다”고 말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바타 등 할리우드 영화 뿐 아니라 2006년 ‘괴물과 같이 화제가 되는 국내 영화들도 스크린 독점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괴물의 독과점은 당시 한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이 논란이 다시 한 번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탈주 등을 연출한 이송희일 감독은 ‘트랜스포머3 상영관 수와 관련해 최근 한국의 스크린 독과점이 점점 한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하지만 CJ E&M 영화부문 관계자는 당초 CJ엔테테인먼트가 배급한 것은 632개(프린트 222개, 디지털 410개)라며 디지털 배급이다 보니 ‘인터록(프린트 1개로 2관 이상에서 돌아가며 상영할 수 있는 체계)으로 상영을 할 수 있게 돼 결과적으로 1200개가 넘는 상영관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화계에 주축이 되는 배급사 입장에서 작은 영화들이 설 곳이 없다는 데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도 정서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극장주 수입의 주가 되는 여름철 시즌에 CJ가 뭐라고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난처해 했다.
아울러 배급사 입장에서는 최적화된 배급을 한 것인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명사이고, 첫주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다 보니 내용적으로 독과점 논란에 서게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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