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돈 안주려…" ELS 주가조작 전직 트레이더 4명 기소

【 앵커멘트 】
어떤 조건만 만족하면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며 선전하는 주가연계증권, ELS에 대한 투자자 인기는 상당합니다.
하지만, 약속된 수익을 주지 않으려고 주가 조작을 했던 전직 증권사 직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됐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2008년 캐나다계 은행 RBC는 포스코와 SK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을 발행했습니다.

상환일에 포스코와 SK 주가가 1년 동안 25%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22%의 수익을 주고, 만일 25% 이상 하락하면 그 손실을 모두 떠안는 조건이었습니다.

1년 뒤인 2009년 만기 평가일.

장 마감 직전, SK 주가는 매물이 쏟아지며 기준가에 단 0.4% 모자란 74.6%로 마감했고, 투자자들은 기존 조건대로 25.4%의 손실을 봤습니다.

배후에는 증권사 직원이 있었습니다.

이 증권사 소속 외국인 트레이더 J 씨는 회사가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자 SK 주식 7만 주를 무더기로 팔아 주가를 떨어뜨렸습니다.

주가 조작이 없었더라면 투자자들에게 줬어야 할 수익 31억 원을 증권사는 아꼈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큰 손실을 본 것입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이 같은 혐의로 대우증권과 미래에셋, BNP파리바, RBC에 각각 소속된 전·현직 트레이더 4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ELS는 증권사가 주가를 조작해 수익금 지급을 피할 수 있는 구조"라며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BNP파리바와 RBC의 외국인 직원 2명은 피의자가 출석하지 않은 채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처벌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ELS 주가 조작에 대해 증권사 직원에 책임을 묻는 검찰의 첫 판단이 나온 만큼,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ELS 투자자의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jaljalar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