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한류가 통하는 또 다른 이유
한류의 배경에는 유투브(Youtube)라는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의 보급에 있다. 유투브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과 비교에 절대 뒤처지지 않는 감각과 테크닉을 가진 우리 대중음악이 이목을 끌고 있는 것.
이는 공급자 측면이 아니라 수용자의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는 신문, TV 등 기존 매체와 달리 수용자가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찾아 소비해야 한다. 프랑스에서 K-팝이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 대중문화의 우수성 뿐 아니라 프랑스 대중들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프랑스는 자국과 유럽각국의 대중문화 뿐 아니라, 미국 대중문화,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대중문화가 공존한다. 특히 식민시절 이주한 북아프리카 출신과 무슬림도 500만명이 넘는다. 다민족, 다문화 사회인 것. 또 관용을 자신의 문화적 전통으로 여기는 만큼 새로운 문화에 대한 개방성도 유난하다. 이는 대중문화에 배타성이 강한 미국과는 또 다른 양상을 띈다.
르몽드의 쓴소리, 그 시선의 차이
SM타운의 파리공연 후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의 기사는 국내에서 적잖게 회자가 됐다. 르몽드는 K-팝에 대해 "음악을 수출 가능한 제품으로 만든 제작사의 기획으로 만들어진 소년소녀들이 긍정적이며 역동적인 국가 이미지를 팔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BBC 역시 K-팝의 이면에는 불평등한 전속계약 등 그림자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도가 국내 매체들에 의해 인용 보도 되며 번역과정에서 일정부분 오해가 생긴 것도 사실이지만 이 같은 쟁점은 국내에서 이미 여러차례 회자가 된 바 있다.
여기에 한가지를 덧붙이면 한국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르몽드의 시선이다. 르몽드가 프랑스발 한류에 대해 ‘기획성, ‘한국정부의 지원 등을 언급하며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은 대중문화의 본질을 단순히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만은 아니라는 철학과 관점에서 기인한다.
우리가 단순히 우리 K-팝 가수들의 해외에서 인기를 수치와 매출로 계산하고 민족적 자부심을 강조하며 국위선양으로 설명하는 것과 전혀 다른 시선이다.
태국 베트남 프랑스 가수는 언제 오나요?
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한류의 수혜자는 우리대중들이 아니라 K-팝을 누리는 해당국가의 대중들이다. K-팝을 듣는 해외 대중들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아직 찾기 힘들다. 가까운 일본의 대중문화 조차도 국내에서는 큰 인기나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한국 가수들이 인기가 많다는 태국, 베트남, 대만, 중국 가수들이 국내에서는 전혀 인기가 없다. 프랑스 가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비단 대중음악 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인도,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영화는 그 스타일과 내용면에서 독특한 자신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어 자국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이들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자체가 지극히 한정적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우리 대중문화 수용자들의 능동성이나 태도가 아직 해외에서 K-팝을 즐기는 이들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중문화의 주인공이 대중이라면 그 수준은 콘텐츠의 우열이 아니라 수용자의 포용성에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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