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두 번 울린 '사기'

【 앵커멘트 】
축산농민들로부터 소를 외상으로 사들인 뒤,
소 값을 지급하지 않고 고의로 부도를 낸 육가공업체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구제역이 발병할 당시 불안한 농민들의 심리를 악용한 것인데, 15억 원 어치나 떼어먹었습니다.
울산중앙방송, 김영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울주군에서 축산농가를 운영하던 50살 김 모 씨는 지난해 11월,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확산하자, 감염되기 전에 소를 처분하려고 울산의 한 육가공업체를 찾았습니다.

김 씨는 육가공 처리 후에 소 값을 지급하겠다는 업체의 말을 믿고, 외상으로 한우 13마리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며칠후 이 업체는 부도가 났고, 김 씨는 소 값 8천300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축산농민
- "부도났다고 들었을 때 죽고 싶었죠. 3~4년 키운 소들을 어느 날 갑자기 사기 치고 도망가 버렸는데…."

울산지방경찰청은 한우를 산 뒤 고의로 부도를 내고, 소 값을 지급하지 않은 육가공업체 대표 48살 이 모 씨를 붙잡았습니다.

▶ 스탠딩 : 김영환 / JCN 기자
- "이 씨는 축산농민 6명으로부터 한우 천836마리를 사들인 뒤 15억 원 상당의 소 값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우 10마리를 사들였을 경우, 3마리 값만 현금으로 주고 나머지 7마리 값은 나중에 주겠다며 농민들을 속인 것입니다.

▶ 인터뷰 : 김만년 / 울산경찰청 수사2계 경위
- "구제역 발생 전에 축산농민들은 구제역에 걸려 소를 죽이는 것보다 빨리 도축하려는 심리를 이용해 소를 외상으로 사들여 농가에 피해를 준 사건입니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가 더 있는지수사하고 있습니다.

JCN뉴스 김영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