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때문에 실망감을 많이 안겨 드렸죠.(웃음)”
임 앵커의 ‘사랑이라는 이름은 전북 김제에서 목회자로 계신 그의 아버지가 지어주셨다. 어렸을 땐 하도 놀림을 받아 싫은 적도 있었다”면서도 지금은 이름대로 살아가는 것 같다. 주위에 사랑을 많이 주고받으며 살게 되는 것 같다”며 미소 짓는 임 앵커.
이름에 얽힌 비화를 꼽으라면 수도 없겠지만, 입사 후 겪은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단다. 지난해 10월 mbn에 처음 입사한 후, 동기들(남자2, 여자2)끼리 커피숍에 갔다가 회사 선배들을 만나 자기소개를 했는데, 임 앵커가 이름을 대자 다들 네가 임사랑?”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것. 웬만하면 사랑(?) 받을 수도 있었을텐데, 애석한 노릇이다.
하지만 임 앵커는 방송을 통해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막연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도 결국 사랑인 것 같다”며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이름을 건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임 앵커는 지난해 10월1일 mbn에 입사한 햇병아리 앵커다. ROTC 출신으로 전역 후 본격적으로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했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mbn에 최종 합격했다. 무려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위너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합격하게 돼 너무 기뻤죠. 꿈꿔왔던 일을 하게 돼 좋으면서도, 지금은 많은 부분을 알아가고 배워나가는 중입니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문득 TV 속 아나운서에게 매력을 느낀 임 앵커는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 이후 진로를 앵커로 잡았다. 대학 시절 경험 삼아 보조 MC를 하는 등 차근차근 이력을 쌓았다.
당시 제가 한 일은 익살스런 옷을 입고 웃음을 주는 거였는데, 그 과정에서 행복을 많이 느꼈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행복했죠. 어떻게 하면 더 큰 재미와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 ‘이게 내 길이구나 싶었습니다.” 호기심은 열정으로 바뀌었고, 열정은 아나운서의 꿈을 꾸게 했다. 이제, 꿈을 향한 첫 단추를 뀄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남자, ‘책 읽어주는 남자였다. 현재 mbn DMB 라디오 ‘리더스북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 경영, 자기관리 서적을 읽어주고 있는 것. 공부도 되지만 DJ 입장에선, 딱딱한 책만 읽다 보니 조금 아쉬워요. 좀 더 재미있는 책을 읽어드리거나, 청취자와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면 좋을 텐데 말이죠.” 그래도 ‘책 읽어주는 남자라는 타이틀, 괜찮다~
인터뷰에 앞서 사전 미팅 차 잠시 만난 임 앵커는 젊은 나이에 비해 점잖고 진중한 이미지였다. 하지만 인터뷰 당일, 본격적으로 말문을 트이자 술술 말을 잇는다. 수다쟁이까지는 아니지만 첫 이미지가 확 깨지는 느낌이다.
제가 의외성이 좀 많은 편이에요. 원래는 활달한 성격인데 낯가림이 좀 있는 편이죠.” 임 앵커는 주위에서 ‘입만 벌리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듣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임 앵커는 ‘리더스북 외에 mbn 연예·스포츠 뉴스 ‘오렌지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이 사뭇 다른 느낌이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면 되겠느냐 묻자 다 잘 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전문 분야를 개척해나가는 게 장기적으론 더 좋을 것 같다”고 다부지게 말한다.
스포츠 중계에 대한 꿈을 갖고 있어요. 많은 아나운서들의 고민이겠지만, 스포츠 중계는 정말 매력 있고, 롱런할 수 있는 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스포츠 전문 캐스터로 이름을 날리고 싶고, 밝은 분위기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임 앵커는 또 굳이 예능이 아니더라도 감동이나 재미, 즐거움을 드리고 싶은 게 두 번째 목표”라며 눈을 반짝였다.
사내·외 롤모델이 있느냐 묻자 잠시 고민하더니 먼저 자사 선배인 이언경 앵커를 꼽는다. 선배님은 정말 공부를 많이 하세요. 선배님 정도면 방송을 즐기며 해도 될 것 같은데 늘 치열하게 공부하시고, 프로 의식을 갖고 100% 만족할 만한 방송을 하려 하시죠. 어느 정도 위치에 도달했음에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지향하는 롤모델은 지금은 은퇴한 유수호 전 KBS 아나운서란다. 스포츠 캐스터를 꿈꾸는 임 앵커이지만, 전설의 아나운서인 유 전 아나운서를 롤모델로 뽑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년퇴임하시는 그 순간까지도 본인만의 분야를 개척해 계속 해오셨는데, 더 감동인 건, 퇴임 후에도 계속 타 채널에서 중계를 하고 계신 거예요. 그 지위와 나이에도 방송을 놓지 않는 열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TV를 틀면 24시간 쉬지 않고 온에어 중인 프로그램 속 무수히 많은 아나운서들이 저마다의 기량과 매력을 뽐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이름, 임사랑 mbn 앵커의 이름은 기억해두자. 오늘의 비상의 날개짓을 시작으로, 어느새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다니고 있을테니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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