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영세상인 나가라"…롯데월드 계약해지 파문 확산
입력 2011-05-26 17:25  | 수정 2011-05-27 12:58
【 앵커멘트 】
롯데월드가 지하상가를 리모델링하며 영세 상인들과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당장 거리에 나앉게 된 상인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며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황금 상권인 잠실 롯데월드 앞.

롯데월드 지하상가에서 영업을 하던 상인들이 피켓과 플랭카드 앞세워 롯데월드를 강하게 성토합니다.

"오죽하면 장사밖에 못 하던 저희 상인들이 어색하게 피켓도 만들고 플랭카드도 만들어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나왔겠습니까?"

롯데월드는 지하상가를 리모델링하고 롯데쇼핑에 임대할 계획이라며 지난달 말부터 상가 상인들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지난 3일 새벽부터 이뤄진 법원의 강제 집행으로 이 식당은 이렇게 문을 닫은 채 20일이 넘도록 영업을 중지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안달옥 / 롯데월드 지하상가 상인
- "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충격을 많이 받았죠. 집사람도 전화받고 쓰러져서 병원까지 이송되고…"

롯데월드는 2009년 임대차 계약의 갱신 조건으로 맺은 '제소전 화해' 계약에 따라 점포를 비우라는 입장입니다.


'제소전 화해'는 민사상 다툼을 간단히 해결하기 위한 절차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 점포를 비워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상인들은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소전 화해 계약을 맺었거나 그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창수 / 롯데월드 비상대책위원장
- "여기는 우리 가족과 종업원들의 모든 것이 걸려 있는 장소입니다. 그런데 처음 들어온 보증금 7천~8천만 가지고 나가라니까 너무 억울하고…"

롯데월드는 상인들의 주장에 대해 소송이 진행 중인 사항이라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쓴 계약서 한 장으로 짧게는 2년, 길게는 20년 이상 살아온 일터에서 쫓겨나게 된 상인들.

법대로 하겠다는 대기업 롯데월드의 전횡과 횡포 앞에 상인들은 힘없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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