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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임재범인가…희소성있는 음색에 개인사 접목돼 신드롬
입력 2011-05-24 17:10 

"내가 외로울 때면, 누가 위로해 주지. 바로 여러분."
야수는 무릎을 꿇었다. 윤복희의 '여러분'을 부르던 임재범(48)의 마이크 위론 뜨거운 눈물이 뚝 떨어졌다. 포효하던 노래 끝에 찾아온 반전이었다. 그를 바라보는 관객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기립박수까지 받은 그의 1위를 예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가히 '임재범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이후 그의 인기가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23일 방송에서 그가 부른 '여러분' 동영상은 24일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조회수 1100만건을 돌파했다. 28.9%라는 청중평가단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에 오른 바로 그 무대의 동영상을 전국민 중 4분의 1이 '다시보기'를 한 것이다. 멜론과 벅스뮤직 등 5대 음원 사이트도 임재범이 점령한 지 오래다. 그가 '나는 가수다'에서 부른 '여러분' '빈잔' '너를 위해'는 모두 음원차트 10위권에 올랐다.
많은 네티즌은 그의 노래에서 위로를 받았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트위터에는 "삶의 애환이 담겨 있는 노래가 내 가슴을 후벼 판다"(@fenzi00) "노래를 한다기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깊은 속내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진다"(@minami_sr) 등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여러분'의 작곡가 윤항기 씨도 "그의 무대를 가족과 보면서 나도 마지막에는 울었다"고 밝혔다.
23일 건강상 문제로 '나는 가수다'에서 그의 잠정적인 하차가 결정됐지만 여진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2000년 발매 후 절판됐던 앨범 '메모리즈'가 지난 1일 재발매된 데 이어 다음달 열리는 그의 콘서트도 덩달아 인터파크 예매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25일부터 방영될 SBS 드라마 '시티헌터'의 OST '사랑'도 벌써부터 음원차트를 휩쓸며 사랑받고 있다. 음반사 관계자는 "드라마 방송 전에 OST 수록곡이 음원차트 정상에 올라서는 일은 최고 인기 드라마였던 '시크릿 가든'도 만들지 못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임재범일까. 전문가들은 그만의 독특한 '희소성'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1986년 그룹 '시나위'의 보컬로 데뷔한 뒤 솔로로 발표한 '고해' '너를 위해' 등은 전 국민의 애창곡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방송 출연을 꺼리는 그를 대중이 실제로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가수들이 소화하기 힘든 거친 음색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창법 또한 남달랐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노래를 잘하는 기준이 가수의 해석력과 감성에 있음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가 방송에서 밝힌 조울증과 생활고 등 개인적인 아픔도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음악평론가 김작가 씨는 "대중이 그의 인생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면서 그의 노래에도 집중하게 된 것"이라며 "남성들 또한 임재범을 통해 자신들의 새로운 '음악 취향'을 발견하면서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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