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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심은경을 울린, 원빈 닮은 이 남자 김시후[인터뷰]
입력 2011-05-23 09:01 

개봉 2주 만에 200만 관객을 훌쩍 넘어서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써니. 칠공주 써니의 좌충우돌 깜찍한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순간이 있다. 바로 ‘청일점 한준호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다.
써니 정식 멤버가 돼 장미(고수희/김민영 분)네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나미(유호정/심은경 분)는 장미 오빠의 친구인 준호에게 한 눈에 반한다. 그 시절 나미의 기억 속 준호는 ‘화장실에서 젖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우수에 찬 눈빛으로 등장, 나미는 물론 극장을 채운 수많은 여심을 흔들었다.
주인공은 바로 충무로가 주목하는 신예, 김시후다. 성장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한 김시후는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를 짝사랑하는 청년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짝패 ‘구타유발자들 ‘크크섬의 비밀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그는 ‘써니로 비상의 날개를 펼쳤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김시후는 최대한 멋있는 척을 하라는 감독님의 주문에 따라 연기했는데, 너무 닭살스럽더라”며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머리 속으로 ‘나는 멋있다는 주문을 외우며 멋진 시선을 유지하려 했는데, 컷 끝나고 나면 사람들의 반응이, 어휴.”
전형적인 첫사랑, 그야말로 ‘로망으로 그려진 준호라는 인물은 당초 대본상 더 진지하면서도 망가지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이에 김시후는 오글거리는 대사는 물론, 갖은 폼을 잡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지는 반전 등을 열연했다. 하지만 수위 조절을 위해 적당히 편집돼 지금의 ‘멋진 오빠 준호로 탄생하게 됐다.

무엇보다 김시후는 민효린과의 키스신으로 영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단순이 입만 갖다 대는 뽀뽀 수준이 아닌, 비교적 수위 높은 키스였다. 김시후는 주위의 시선은 신경 안 쓰였는데, 키스신이 처음이다 보니 너무 많이 떨었던 것 같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라붐에 삽입된 리차드 샌더슨의 명곡 ‘리얼리티(Reality)와 함께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됐고, 덕분에 나미의 실연이 극대화 돼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 장면에 대해 김시후는 나 역시 나미 입장에선 너무 슬펐다. 그렇게 잘 챙겨주고 했는데. 하지만 준호로서는 그냥 친구 동생의 친구라는 정도의 감정이었던 것 같다”고 나미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준호의 친절함에 대해 시크하게 설명했다.
혹시 실제로도 영화 속 나미와의 첫 만남에서 ‘귀엽게 생겼다고 무심한 멘트(!)를 날리는 게 가능한 성격이냐 묻자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렇다면 실제 김시후의 성격은,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원래 성격이 좀 진지한 편인데, 진지함 속에 묻어나는 웃음 코드라던가, 그런 점은 준호와 비슷한 것 같아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긴 하는데, 처음 만난 사람과는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편하게 얘기를 나누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고요.”
운동을 좋아해 학창시절엔 체육관이나 운동장에서 살다시피 했고, 사랑보단 친구들과의 우정, 의리가 먼저였단다. 하지만 지금은 물론 둘 다 중요하다. 우정만으로는 힘들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웃음 짓는다. 알고 보니 아니, 예상대로 학창 시절, 고향인 청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 톱을 달렸다는 매니저의 귀띔이 이어졌다.
어려서부터 드라마 보는 걸 좋아했던 김시후는 ‘나도 TV 속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연기자의 꿈을 키워가게 됐다. 한 때 태권도 국가대표를 꿈꿨지만 연기에 대한 열망은 자연스럽게 카메라 앞으로 그를 이끌었다. 하지만 멋모르고 발 디딘 연기자의 길은 생각만큼 순탄하지 않았다.
너무 만만하게 봤던 거죠. 연기의 기초도 모르고 한 거니까요. 감독님, 작가님들한테 많이 혼났는데, 혼나면서 배운 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혼나고 깨져도 스스로 좋아서 선택한 길이었다. 이제 조금씩 연기의 참 맛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다양한 인물로 변해가며 내면을 끄집어내는 과정을 통해 그렇게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제가 연기한 걸 보면서 만족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당시엔 다 토해냈다는 생각이 들지만 나중에 보면 너무 모자라더라고요. 부족함을 많이 느끼지만, 언젠가 채워질 거란 마음입니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은 결국 자신의 꿈을 이뤄내기 마련이다. 뜨거운 사춘기, 그리고 데뷔 초 남모를 슬럼프를 겪은 김시후의 연기에 대한 마음은 그 누구보다 진솔하고 진지했다.
빛나는 눈빛을 지닌 김시후가 ‘원빈 닮은꼴이라는 수식어를 뗄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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