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모임 알고 보니 짬짜미…벽지업체 193억 과징금

【 앵커멘트 】
5년 넘게 교묘하게 가격을 담합해 온 벽지 제조업체들이 적발됐습니다.
9개 업체에 200억 원 가까운 과징금이 부과됐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다양한 디자인의 벽지.

국내 벽지 제조업체는 50여 개에 달하지만, 5년 넘게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은 늘 비슷했습니다.

▶ 인터뷰 : 벽지 판매점
- "올리기만 기다리는 거죠. 다른 업체 올리면 나도 올리고… "

▶ 인터뷰 : 벽지 도매상
- "큰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력이 없는 후발 업체들이 뒤따라 올리는 스타일이죠."

시장을 주도하는 벽지업체 대표들이 모여 사이좋게 값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회의에서는 업체별, 품목별 가격과 언제까지 인상할 지도 정해졌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대표나 임원들이 모여 인상을 합의하면 실무자들이 모여 구체적인 방식을 정했습니다.

모임 후에는 합의사항이 지켜졌는지 서로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에 참여한 업체들이 가격이 쉽게 드러나는 공장출고가가 아니라 대리점 도매 권장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단속을 피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정중원 /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
- "법 위반 의심을 피하고자 인상금액은 정하되 인상시기는 자율적으로 하자라고까지 합의한, 담함적발을 피하기 위한…"

벽지 값이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공정위는 벽지의 가격 인상 담합에 참여한 LG화학과 디아이디 등 9개 업체에 19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13개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