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8년 만에 소극장으로 돌아온 컬투와 컬트를 나누다
입력 2011-05-21 18:31 

컬투가 대학로 소극장으로 돌아왔다!”
라디오뿐만 아니라 무대와 방송을 종으로 횡으로 누비며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가는 컬투가 소극장 컬투쇼를 위해 전국투어를 잠시 접고 대학로에 재입성했다. 무대 없인 살 수 없을거 같은 두 남자. 그리고 그들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공간, 대학로 소극장에서 컬투를 만나보았다. 예상대로 유쾌하고 재치 있는, 때로는 거침없는 컬투였다.
Q. 컬투라는 이름을 짓게 된 배경은.
태균: 컬트는 ‘한 가지 이슈를 소수의 집단이 광적으로 숭배한다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그래서 개그를 광적으로 숭배한다는 의미의 ‘컬트+‘TOW가 합쳐지면서 ‘컬투가 됐다. ‘culture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사실 우린 이름까지 문화적으로 연결시키려는 치밀한 놈들이 못된다.
Q. 컬투가 추구하는 개그 장르는.
찬우: (단박에)없다. 우리 개그에 장르란 개념이 없다. 그저 우리가 지닌 달란트를 그대로 보여드리는 것 뿐. 라디오는 워낙 좋은 매체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고, 노래는 좋아서 하는 것이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방송국에서도 불러주시고. 무슨 콘텐츠든 불러만 주면 우리 간다.

Q. 컬투쇼가 롱런하는 비결은.
찬우: 잘하기 때문이다!(하하) 무대 위에서 잘하고 라디오도 잘하고. 잘하지 못하면 관객은 우리를 금세 외면한다. 우리가 오래도록 장수하는 비결은 무조건 잘하기 때문이다.
공연을 보고 난 후에 기자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무대를 이끌어가는 능력도 탁월했지만 두 시간을 넘게 뿜어내는 에너지에 응원의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Q. 그렇다면 라디오 ‘두시 컬투쇼가 롱런하는 비결은.
태균: 솔직함이 큰 요인이다. 자연스러움 스스럼없음이 가장 큰 성공요인인 것 같다.
찬우: 무엇보다 스텝들이 믿어줬기 때문이다. 듣기 거북하게 생각하는 청취자들도 있고 심의도 몇 번이나 걸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스텝들은 우리를 이해해준다. 때문에 우리가 신나게 방송을 할 수 있다.
Q. 컬투에게 라디오 ‘두시 컬투쇼의 의미는.
태균: 고정수입원이다. 이건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대중들과 대화하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찬우: 방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일상이라고 생각한다.
Q. 기부문화를 실천하고 있다고 소문이 있던데.
찬우: 어려운 친구들에게 우리 공연을 보여준 것 밖에 없는데 기부문화에 앞장섰다고 말하면 부끄럽다. 사실 그럴 재력도 없고, 아무튼 우리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기부문화를 얘기하려면 잘못 찾아온 것 같다. 우리는 자신 있게 내세울 만 한 것이 없다. 김장훈씨한테 한 번 가봐라. 기부라면 장훈이형 정도는 돼야 기부 아닌가.
Q. 기부문화를 실천하는 연예인들에 대한 생각은.
태균: 기부실천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연예인 뿐 만 아니라 기부를 하는 모든 사람이 대단하다. 기부하는 연예인들이 언론에 이슈가 될 수록 우리 사회에 기부문화가 정착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우리가 하는 것은 기부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보잘 것 없다. 만약 정말 한다고 해도 어떻게 우리 입으로 말하나. 부끄럽다.
Q. 소극장 공연을 8년 만에 하는데 소감은.
태균: 많은 분들이 ‘8년만이다. 8년 만에 컬투쇼가 돌아왔다고 하는데 우리는 공연을 쉬지 않고 해왔다. 단지 그동안 대학로가 아닌 다른 곳에서 공연을 했을 뿐. 주로 800석을 넘는 중극장 이상 규모에서 컬투쇼를 했다. 다행히 올해는 전국투어가 없다. 그래서 소극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소극장에 왔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Q. 이번 소극장 공연을 위해 준비한 히든카드가 있다면.
찬우: 90%이상이 처음으로 우리 공연을 보러온다. 공연자체에 큰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지 않는다. 기존의 우리 것에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작은 변화들이 있을 뿐이다.
태균: 우리가 아무리 개그를 바꿔도 하는 놈들이 똑같으면 공연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Q. 요즘 카톡으로 ‘두시 컬투쇼 베스트 사연 전송하기가 대유행이다. 본적 있는지.
찬우: 본 적 있다. 재밌는 것도 있고 안 웃긴 것도 있더라. 난 솔직히 우리가 진행하는 것이 더 재밌더라.
태균: 실제로 받아 본 적도 있다. 두시 컬투쇼가 그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역시 컬투는 시대의 문화 트렌드다. 헌데 웃긴 점은 두시 컬투쇼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사연도 섞여 있더라. 아무튼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Q. 포스터가 너무 선정적인 듯.
태균: (기자에게)우리 포스터 처음 보나. 항상 비슷한 콘셉트로 찍어왔는데...우린 아무 일도 없었다. 관객과 가까이 하고 싶은 소극장의 특성 절대 순수한 마음을 포스터에 담았을 뿐이다.
Q.동성애 오해의 소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찬우: 맞다. 예전에는 그런 오해도 많이 받았지만 말도 안 돼는 얘기다. 남자로서 사랑할 마음 없다. 모든 문화는 100%를 차지할 수가 없다. 항상 안티가 있고 다만 더 많은 분들에게 인정을 받으면 좋을 뿐이다.
Q.안티가 없는 연예인인데.
태균: 모르는 소리다. 우리도 안티가 은근 많다. 촐싹댄다고, 말 많다고, 말 막 한다고 싫어하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문화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다. 우리도 모두의 요구를 충족 할 수는 없다. 그저 우리는 컬투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할 뿐이다. 클래식 좋아하는 분들이 우리방송을 좋아하겠나.
찬우: 좋아하는데 티를 못낼 뿐이다.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볼 때 더 많은 쪽이 유리할 뿐이다. 민주당 한나라당을 다 좋아할 수 없듯이.
Q.대한민국에서 개그맨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찬우: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오죽하면 ‘한국사람 잘 웃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세치 혀로 뱉는 말은 누가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개그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냥 개그자체로 봐주면 좋을텐데, 우리나라는 단어를 선정하는 것에서조차 문제를 삼는다. 그만큼 개그를 할 수 있는 폭이 좁다. 일본이나 미국만 보아도 풍자코미디나 섹스코미디가 주를 이룬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나라 개그맨들이 코미디를 정말 잘한다. 풋풋한 신세대가 기성세대가 될 즈음이면 많이 열린 마음으로 개그를 봐주지 않을까 싶다.
MBN 컬쳐앤디자인 윤혜리 기자 [저작권자© MBN CN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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