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물·산소 없이도 사는 ‘독한 벌레’ 타디그레이드의 우주 여행
입력 2011-05-19 11:48  | 수정 2011-05-19 13:33

지난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가브리엘 기퍼즈 미 연방 하원의원의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비행을 떠난 우주왕복선 인데버호에는 기퍼즈 의원의 남편 마크 켈리 선장을 포함한 6명 우주인 말고도 특별한 생명체가 동승했다.

그들과 함께 우주로 떠난 생명체는 ‘타디그레이드다.

타디그레이드는 ‘느림보 동물이란 뜻을 갖고 있는 생명체로, 번데기 같은 몸체에 여덟 개의 다리를 갖고 있다. 다 자란 성체의 크기는 1.5㎜ 정도다. 현미경으로 본 얼굴 모습과 걷는 모양이 곰과 비슷하다고 해서 `물곰(water bear)`으로도 불린다.

타디그레이드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극한의 생존 조건에서도 살아남는 생명력으로 유명한 ‘동물이다.


타디그레이드는 기체의 부피가 `제로`가 되는 절대영도(영하 273℃)에서도 생존하며 끓는 물 온도보다 높은 151℃에서도 살 수 있다. 6000m가 넘는 히말라야 산맥이나 깊이 4000m 바다 속에서도 발견된다. 생물에게 치명적인 농도의 방사성 물질 1000배에 달하는 양에 노출돼도 생존할 정도로 절대적인 생명력을 자랑한다.

이번 여행에서 타디그레이드가 우주에서 생명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과학자들에게 제공해 인간을 포함한 유기체의 생명을 보존하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도록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다.

타디그레이드는 지난 2007년 9월에도 유럽우주국(ESA) 무인우주선 포톤-M3호를 타고 지구 밖으로 날아가 진공상태의 우주 공간에서 10일간 있다가 돌아온 바 있다. 당시 타디그레이드는 물도 산소도 없는 상태를 견디며 살아남았고 알을 낳아 번식도 해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로베르토 귀데티 이탈리아 모데나대학 교수는 17일 한 인터뷰에서 "타디그레이드의 생존 메커니즘 연구는 인류의 생존 연장, 태양계를 비롯한 우주 탐험 등 미래에 달성할 목표에 다가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BBC캡쳐)
백승기 인턴기자(bsk0632@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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