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승의 날이 두려운 학생들
입력 2011-05-14 05:02  | 수정 2011-05-14 10:09
【 앵커멘트 】
내일(15일)은 5월 15일, 스승의 날인데요.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이 날, 일부 학생들은 오히려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박통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모 대학원생 26살 정 모 씨는 얼마 전, 조교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지도 교수의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보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메일에는 학위 과정에 따라 필요한 액수까지 적혀 있습니다.

▶ 인터뷰 : 장 모 씨 / 모 대학원 1학년
- "공지사항처럼 석사 몇만 원, 박사 몇만 원 걷는다…. 제가 아는 친구 같은 경우는 부담되는 일도 있더라고요. 십만 원 이상 모아야 할 때도 있고…."

모 대학 학부생인 25살 이 모 씨도 최근 비슷한 내용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선물 준비에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낄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모 대학 2학년
- "걷어서 선물을 사고 교수님한테 드리는 것을 행사처럼 하고 있어요. 서로 경쟁이 돼요, 저 교수님은 뭐했대, 우리는 뭐하자…."

학위 취득과 학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수의 눈치를 봐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이 같은 선물 준비가 불합리한 관행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안진걸 / 민생희망팀장
- "교수들의 권력이 지나치게 강화되면서 학점이나 취업, 졸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학생들이 교수에 대한 종속이 심화되는…."

고마움에 대한 표현이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참된 스승의 날 의미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 tong1@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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