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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아빠 뮤지션의 컴백 "바닥에 장난감이 밟혀…"[인터뷰③]
입력 2011-05-09 08:07 

데뷔 20년.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젊음을 간직하고 있는 가수 이현우. 그런 그가 미니앨범 ‘틸 던(Till Dawn)을 들고 돌아왔다.
꽤 오랜 기간, 라디오와 드라마 등 방송 활동 외엔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신보 발매는 지난 2007년 ‘하트 블러섬(Heart Blossom) 이후 약 4년 만이다. 그 사이 사랑의 결실을 맺고 ‘이현우 주니어를 둘씩이나 둔 ‘아빠 뮤지션이 됐다.
하지만 특유의 감각적 스타일은 여전하다. 그동안 뮤지션 이현우가 걸어온 행보에 드러나듯 익숙한 스타일을 벗어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앨범 발매 이틀 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이현우는 처음 앨범 낸 사람처럼, 칭찬 들으면 기분이 좋다”며 앨범에 대한 주위의 평가를 귀띔했다.
이번 앨범은 KBS 쿨FM ‘이현우의 음악앨범 담당 프로듀서인 이충언 PD(이하 곰PD)와 함께 작업했다. 곰PD와 함께 프로그램을 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음악색이 다양하고 아티스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친구라는 걸 알게 됐고, 이번 앨범에 대해 제가 도움을 구했죠.” 그의 러브콜을 받은 곰PD는 영광”이라며 화답, 공동 작업을 일궈냈다.

이번 앨범에는 조정치, 유정균(세렝게티), 임영조 등 홍대 앞에서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참여해 기존 이현우 스타일과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1991년 데뷔 직후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탓에 ‘무명 시절 경험이 없는 그이지만, 즉흥적이면서도 치밀했던 이번 곡 작업에선 오랜 음악생활로 맺어진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과의 친분이 유난히 빛을 발한다.
연남동 어느 작은 중국집 지하, 한 평 반짜리 창문도 없는 작업실에서의 곡 작업은 오랜만에 ‘뮤지션 이현우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작업할 땐 기타를 메고, 여의도에서 서강대교를 건너 걸어 다녔어요. 왜 그렇게 좋았을까요.”
그동안엔 트렌드나 주류 음악에서 살짝 벗어난 듯 스타일리시한, 하지만 제도권을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한 음악을 해왔다고 자기 고백하는 이현우. 이전 작업과 달리 결과로부터 자유로워졌기 때문일까. 작업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편안했단다.
사실 곡을 안 쓴지 굉장히 오래됐었어요. 기타를 들고 가끔씩 쳐보기는 하는데, 집에선 아이가 뛰어다니지, 작업공간에 잠시만 가 있어도 아이가 문 두드리고 들어오니. 집중이 안 되는 것도 있었죠. 예전엔 괜히 술 한 잔 하고 작업하고, 쓸쓸한 뮤지션인 듯 가식적으로 분위기 만들어놓고, 초도 켜놓고 하곤 했는데, 이젠 그런 분위기를 만들 수 없으니까요. 걸어 다니면 장난감이 발에 밟히는걸요(웃음).”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멜로디가 떠올랐다. 곧바로 곡 작업에 돌입, 가사를 붙이고 녹음을 했다. ‘필 받아 쓴 곡 작업은 불과 한 달도 안 돼 마무리됐다. 타이틀곡 ‘페인(Pain)은 기타와 피아노에 굵고 묵직한 사운드의 첼로가 낮게 깔린 어쿠스틱 변주가 인상적이고, ‘홀릭(Holic)은 거부할 수 없이 무기력하게 사랑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치명적 사랑의 중독이 그려졌다.
단순히 작업 기간만 생각하면 언뜻 급조된 듯 한 느낌도 들지만, 이런 곡, 다시 만나기 힘들단다. 마음에 드는 곡을 만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이번에 쓴 곡들은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창작의 희열이랄까. 그런 걸 오랜만에 느끼니 너무 즐거웠죠. 음악이 역시 내 중심이고, 제일 행복한 작업이란 생각이 듭니다.” 천상 그는, 가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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