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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가 만든 큰 착각 `가요시장 살린다?`
입력 2011-04-19 10:22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가 부활한다.
김건모의 탈락 후 재도전 논란 등으로 한 달간 잠정 방송중단 결정을 내렸던 '나는 가수다'는 18일 녹화를 재개해 5월 1일 방송을 확정했다. 자진사퇴한 김건모와 공식적인 첫 탈락자 정엽, 음반 준비차 하차를 결정한 백지영까지 세 명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김연우와 BMK가 합류했다. 임재범이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나는 가수다의 부활에 보내는 환호는 사람들은 가요시장에 실력파 중견가수들이 재조명되는 것에 환호를 보내며 이 같은 현상을 가요계의 균형적인 발전, 문화적 다양성의 확보로 평가한다. 또 중견가수 책임론 까지 등장하며 이들의 ‘나는 가수다 출연을 옹호하는 입장까지 나오고 있다. 공히 ‘나는 가수다에 출연이 가요계를 살린다는 취지다.
‘가요계 침체라는 말은 이미 10년째다. ‘나는 가수다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착각은 이 프로그램이 침체된 가요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전혀 다르다. ‘나는 가수다 이전과 이후 음원 사이트의 전체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음원사이트 몽키3에 따르면 2위에 송지은 ‘미친거니 3위 빅뱅 ‘투나잇 6위에 아이유 ‘나만 몰랐던 이야기 등 대부분 아이돌 가수의 음원이 차트에 포진돼 있던 3월 2주(7일~13일) 음원 매출과 1위 김범수 ‘제발 5위 백지영 ‘약속 10위 윤도현 ‘대쉬 등이 올랐던 3월 5주(3월 28~4월 3일)를 비교했을 때 2주 차의 음원 매출이 근소한 차이로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멜론이나 벅스, 엠넷 등 주요 음원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엠넷닷컴 측은 연령대별 로그 분석을 해봐 보다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겠지만 ‘나가수의 음원이 전체 음원 시장을 성장을 유도했다는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나는 가수다의 성공이 온당한 평가를 얻기 위해서는 대중가요 시장을 떠난, 가요를 듣지 않는 중장년 층을 귀를 돌려 시장 전체의 성장에 도움이 돼야 한다. 하지만 결국 아이돌을 소비하던 대중과 ‘나는 가수다의 음원을 소비하는 소비자 층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이를 결코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단순히 유행가가 바뀐 차이일 뿐이라는 것.
물론 다양한 음악을 소비한다는 차원으로 놓고만 봤을 때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는 있다. 하지만 이를 놓고 가요계를 살린다고 까지 평가할 수는 없다. 실제로 가요 제작자들이 너도 나도 아이돌을 제작하는 것은 아이돌 음악의 문화적 값어치 때문은 아니다. 그들 역시 가요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아이돌 음악을 내놓는 것이다.
일부 ‘실력파 중견가수들의 책임론 까지 언급되며 ‘나는 가수다 출연을 옹호하는 입장도 일종의 착각이다.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이들 중견 가수들이 책임 있게 방송에 자꾸 출연해 줘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방송에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말하기 어렵다. MBC '음악여행 라라라' SBS ‘김정은의 초콜릿이 있었고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있다. 최근 부활한 ‘수요 예술무대와 ‘이소라의 프로포즈도 있다.
이들 프로그램 중 일부는 폐지됐다. 결국 이들이 방송에 나오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이들을 봐주지 않았던 책임이 크다. 중견가수 책임론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차라리 ‘1박2일 ‘무한도전 같은 순수 예능프로그램에 왜 출연하지 않았느냐 다그치는 편이 옳다. 소위 아이돌과 경쟁해서 왜 몸 개그를 날리며 웃기지 않았냐고 몰아세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가수가 실력파 중견 가수들을 살린다는 평가는 다른 관점에서 또 한번 설득력을 잃는다. 국내 가요시장이 음반시장 붕괴와 함께 무거운 침체에 빠진 것은 그간 공연 시장을 내실있게 성장시키지 못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한동안 방송이 가수들의 무대를 지나치게 많이 소비한 결과 공연장에 갈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주장은 일면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음반시장의 몰락은 해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공연이라는 대안이 있었던 것이 사실.
물론 ‘나는 가수다 등 방송 출연은 단기적으로는 티켓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방송에서 볼 수 있는 무대를 비싼 돈 내고 공연장까지 가사 볼 이유가 있냐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 결국 가수들의 노력으로 살을 찌우고 있는 것은 가수 본인인지 방송사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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