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름 배달사고?…유조차 휘발유 6만ℓ 훔쳐
입력 2011-04-12 17:08  | 수정 2011-04-12 19:03
【 앵커멘트 】
유조차 운전기사가 배달해야할 기름을 훔쳐 팔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적은 양을 여러 번 나눠 빼돌리는 바람에 주유소 직원들도 기름이 줄어든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이런 배달사고도 있군요.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유조차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옵니다.

한 남성이 차에서 기름을 빼내 통에 가득 담더니 천을 덮어 감춰둡니다.

누구에게 쫓기기라도 하듯 황급히 차에 올라탄 이 남성은 그대로 주차장을 빠져나갑니다.


유조차 운전사 47살 김 모 씨 등 2명은 지난 3년 동안 자신이 배달하는 기름을 훔쳐왔습니다.

이들은 정유업체의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평소 배달하는 길목의 주차장을 임대해 이곳에서 휘발유를 빼돌렸습니다.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이렇게 운전사들이 주차장 구석에 휘발유를 숨겨두면, 석유판매업자들이 와 몰래 챙겨갔습니다."

이들은 정량보다 모자라는 휘발유를 주유소에 가져다줬지만, 조금씩 빼돌렸기 때문에 주유소 직원들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주유소 직원
- "200~400리터 사이가 매달 부족한 걸로… 기사가 좀 빼돌려서 그렇지 않겠느냐… 그렇게까지는 생각을…"

이들이 훔친 휘발유는 모두 6만 2천 리터로 시가 1억 2천만 원이 넘습니다.

▶ 인터뷰 : 임홍기 / 서울 송파경찰서 형사과장
- "구매자 60~70명에게 1리터당 7백 원에서 1천2백 원을 받고 시가보다 싸게 (훔친 기름을) 판매하여왔습니다."

훔친 것인 줄 알면서도 기름을 사간 고객 가운데는 목사도 있고 심지어 공무원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휘발유를 훔쳐 유통한 일당 2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와 비슷한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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