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북대 여대생 실종 5년… 그녀는 어디에?
입력 2011-04-07 11:11  | 수정 2011-04-07 11:17

전북대생 이윤희(당시 29세)씨가 실종 5년째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종강모임 후 행방이 묘연한 이씨에 대해 경찰은 통신자료와 우범자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뚜렷한 용의자나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원룸 도착 후 행방 묘연
전북대 수의학과 4학년 이윤희씨는 2006년 6월 5일 오후 전주시 금암동 자신의 원룸에서 1.5㎞가량 떨어진 전주시 덕진동의 음식점에서 교수, 학과 동료 40여명과 종강모임을 가진 뒤 다음날인 6일 새벽 2시30분께 혼자 살던 집으로 귀가했다.

이씨는 원룸에서 6일 오전 2시59분께부터 1시간가량 데스크톱 컴퓨터로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이용했으며 검색창에 '112'와 '성추행'이라는 단어를 3분간 검색했다. 컴퓨터는 오전 4시21분에 꺼졌다.


이틀 뒤인 8일 낮 이씨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학과 친구들은 원룸을 찾았으나 현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친구들은 경찰과 119구조대를 불러 현관문을 부순 뒤 방 안에 들어갔고, 경찰 지구대 직원의 허락을 받고 방을 깨끗이 치웠다.

당시 방 안에는 이씨가 키우던 애완견 한 마리가 있었으며 방은 몹지 어질러졌다고 친구들은 회상했다.

결국 친구들이 방 안을 말끔히 청소하는 바람에 경찰은 초기 증거 확보에 실패하게 된다.

경찰은 실종 나흘째인 2006년 6월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누군가 이씨의 계정으로 인터넷 메일과 음악사이트를 접속한 것을 확인했다.

통신업체가 가입자의 메일을 무단확인하지 못하고, 비밀번호 없이는 다른 개인의 편지함에 접근할 수 없다는 컴퓨터 통신체제로 볼 때 이씨나 이씨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제3의 인물이 인터넷 메일에 접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해당 호텔의 CCTV(폐쇄회로)를 판독했지만 이씨의 행적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전북대 인근 건지산과 하천, 만화방, 찜질방, PC방 등에 대한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경찰에 접수된 제보 10여 건도 대부분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 가족이 범죄 용의자로 지목한 이씨의 친구에 대한 집중 조사를 펼쳤지만 실종과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이씨 친구는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받았지만 '진실'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수사가 답보 상태에 머물자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 이동세(74)씨는 막내딸이 머물렀던 전주와 자신의 집을 오가며 초동 수사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면서 딸의 행방을 찾고 있다.

경찰과 이씨의 가족은 수십 만 장의 전단지를 전국 각지에 배포하고 현수막을 내걸어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1억원의 사례금도 내걸었다.

2008년에는 이씨 실종사건을 다룬 인터넷 카페 '우리 다시 만나자'가 개설돼 6천여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이씨의 행적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전주 덕진경찰서 실종수사팀(☎063-210-0104∼5)으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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