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집중취재] 한국GM, 변속기 문제 '쉬쉬'…운전자는 불안하다
입력 2011-04-05 18:23  | 수정 2011-04-06 08:56
【 앵커멘트 】
주행 중에 여러분의 차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쉐보레 크루즈를 구입한 운전자들이 몇 년째 이런 문제를 호소하는데, 한국GM은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윤영탁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09년 라세티 프리미어, 지금의 쉐보레 크루즈를 구입한 김 모 씨는 운전할 때마다 모골이 송연합니다.

속도를 줄였다가 다시 가속할 때 엔진 소리만 요란할 뿐 제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갑자기 튕겨나가는 현상이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시승을 해보니 이런 현상은 그대로 반복됐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쉐보레 크루즈 운전자
- "정체 구간, 우회전이나… 부득이하게 속도를 줄이고 재가속을 할 때 가속이 안 돼서… 갑자기 튀어나간다든지 위험한 경우가 많고, 주행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4개월 전, 2011년형 모델을 산 김규현 씨는 변속기 오일이 줄줄 새는 바람에 정비소만 네 번 들락거렸습니다.

변속기를 뜯어 다시 조립까지 해봤지만, 돌아온 건 일단 두고 보자는 말뿐이었습니다.


이 모델은 개량형 변속기가 장착됐지만, 변속 불안은 계속됐고, 지난달엔 결국 사고까지 났습니다.

▶ 인터뷰 : 김규현 / 쉐보레 크루즈 운전자
- "새 차인데도 불구하고 미션을 분해하고 다시 수리하고 다시 조립하고… 이런 상태로 타고 있는데, 이 차를 운전하면서 불안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운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불만은 변속기 부분.

속도에 따른 기어 변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심한 변속 충격이 일어나는데다 변속기 오일도 줄줄 새나갑니다.

한 인터넷 카페에는 이런 문제를 공론화시키자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불과 보름 만에 560명이 참여했습니다.

한국GM 정비소는 이런 문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국GM 직영정비소 정비사
- "토크 비나 밸런스가 좀 안 맞아요. 6단 미션이라… 그래서 1.6 모델이 나오자마자 바로 1년 이따가 바로 1.8 모델이 나온 거 아니에요."

한국GM은 변속기 자체보다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문제로 보고 지난해 관련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헸습니다.

운전자들은 변속기를 분해한 사진을 제시하며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지만, 한국GM측은 운행을 할 수 없는 정도가 아니면 교체나 수리는 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가 지적됐는데도 한국GM 홍보실 관계자는 운전자의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직접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 스탠딩 : 윤영탁 / 기자
- "'대우' 마크를 떼고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옛 영광을 되찾으려는 한국GM. 새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몰두하는 사이 정작 차를 산 고객들은 불안에 떨며 길거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영탁입니다." [ kaiser@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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