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범퍼 한개에 200만원…수입車 너무한 AS
입력 2011-04-02 11:24  | 수정 2011-04-02 11:25
◆ 수입차 10만대 시대 下 ◆


"뒤쪽 범퍼에 자그마한 흠집이 난 것에 불과한데 정비소에서는 범퍼 전체를 갈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수리비만 200만원이 넘는다고 해서 동네 카센터에 갔더니 8만원만 받고 새것처럼 흠집을 없애주더군요." BMW 530 운전자 문 모씨가 "수입차 정비에 턱없이 많은 비용이 든다"며 털어놓은 경험담이다.

벤츠 CLS클래스를 보유한 한 모씨도 최근 왼쪽 헤드라이트 램프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벤츠 정비소를 찾았다가 낭패를 볼 뻔했다.

몇 가지 검사를 마친 정비소 직원은 전자기기의 안전성을 위해 양쪽 램프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며 램프 한 개당 가격이 220만원, 공임을 포함해 500만원에 가까운 견적서를 제시했다. 한씨는 "한쪽만 수리해도 되는데 정비소가 불필요한 수리를 강요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결국 수소문 끝에 수입차 전문 정비소에서 80만원 주고 한쪽 램프만 교체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연간 10만대가 판매될 정도로 수입차가 도로를 메우고 있지만 수입차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소비자들이 수입차 AS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가 국산차에 비해 크게 떨어져 수입차 대중화 시대의 최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AS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불필요한 수리를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는 게 수입차 보유자 상당수의 얘기다.


BMW 엔트리 모델인 1시리즈 구매자 중 지난해 상반기 생애 첫 차로 이 모델을 선택한 사람이 17%에 달해 앞으로 유지비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 기관인 마케팅인사이트 설문조사 결과 수입차 구매자들의 전체적인 서비스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독 `부품 가격 및 공임 등 정비 비용(AS비용)` 항목에서는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6000만원대 이상 고가 수입차 소비자의 경우 29%만이 "정비 비용이 예상보다 비싸지 않았다"고 답해 전체 국산차 소비자(60%)와 큰 점수차가 났다. AS 비용에 대한 불만은 브랜드 별로 차이가 컸다. `예상보다 비싸지 않았다`며 점수를 좀 더 준 브랜드는 인피니티(45.3%) 혼다(44.3%) 폭스바겐(39.6%) 순이었다. 반면 아우디(18.0%)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크라이슬러(24.0%) BMW(25.4%)가 그 뒤를 이었다.

실제 보험개발원이 2009년에 지급된 외국산 차 수리비를 집계해보니 평균 278만원으로 국산 차(80만원)의 3.5배였다. 이 가운데 공임을 뺀 부품비는 182만원으로 국산 차(33만원)의 5.4배에 달했다.

주요 소모품 교체 비용에서도 큰 차이가 났다. 엔진오일 교환비의 경우 2000㏄ 가솔린엔진 동급 차량 기준 현대 YF쏘나타가 2만9700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벤츠 C200이 31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승훈 기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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