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0억짜리 씨수말, 子馬 몸값도 억대
입력 2011-03-26 15:03 

씨수마 메니피. <사진 제공=한국마사회>


이 팔자 한 번 상팔자다. 평생 건강식만 쏙쏙 골라먹고, 특급호텔(?)에서 잠만 잔다. 전속 버틀러(집사)들이 극진히 대접하는 것도 기본. 할 일이라곤 어여쁜 여인과의 `합방` 뿐이다. 부러운 이 팔자를 타고난 건 다름 아닌 씨수말. 쉽게 말해 우수한 말의 DNA를 뿌리는 전담 요원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2일 제주목장에서 열린 경주마 경매에서 메니피의 자마(子馬) 다섯 마리가 상장돼 네 마리가 새 주인에게 낙찰됐다고 밝혔다. 메니피는 2006년 수입된 씨수말. 당시 몸값만 40억원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끈 귀하신 몸이다. 메니피의 자식인 이들 네 마리 중 한 마리는 몸값이 역대 네 번째로 높은 1억원이다. 이들 네 마리의 평균 낙찰가만 6505만원.

메니피 자손의 활약은 눈부시다. 메니피의 자마인 `선히어로` `선블레이즈` `우승터치`는 작년 11월 열린 브리더스컵 대상 경주에서 나란히 1~3위를 차지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메니피 다음으로 인기를 끄는 씨수말은 2007년 마사회가 40억원에 수입한 `포리스트캠프`다. 포리스트캠프의 자마는 이번 경매에서 13마리가 상장돼 8마리가 낙찰됐다. 최고가는 9500만원. 평균 낙찰가는 5189만원이다.


씨수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말은 미국산 `스톰캣(Storm Cat)`으로 알려져 있다. 몸값만 무려 5000만달러(약 450억원). 이 말과 `하룻밤` 합방 비용만 50만달러 수준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다.

보통 말들의 교배 횟수는 연간 100회. 그러니 이 말은 먹고 자고 그냥 합방만 하면서 5000만달러의 수입을 거두는 셈이다.

좋은 씨를 보유한 종마들은 사실 부르는 게 값이다. 평지 경주(Flat race)에 사용되는 서러브레드종(種)의 역대 최고가는 올해 2월 미국 플로리다 경매장에서 거래된 몽키그린. 낙찰가는 무려 1600만달러(약 180억원)다.

일본의 유명한 씨수말 `선데이 사일런스(Sunday Silence)`는 유럽의 한 원매자가 1억달러(약 1100억원)를 제안했다고 한다.

한창때는 화려하지만, 이들 씨수말의 말년은 조금 비참한 편이다. 대부분 영양 과잉으로 몸이 비대해진 뒤 쓸쓸한 최후를 맞이한다.

박희태 마사회 차장은 "지금은 민간 목장에서도 씨수말을 수입한다. 교배료만으로도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익수 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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