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그룹 '경영권 다툼' 재현되나?
입력 2011-03-25 13:13  | 수정 2011-03-25 17:59
【 앵커멘트 】
현대그룹의 중심인 현대상선의 우선주 발행 한도 확대가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의 반대로 실패했습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범현대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지분은 우리사주까지 포함해 45%로 50%를 넘지 못합니다.

물론 현대중공업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범현대가의 지분율 37%보다는 많지만, 범현대가와 소액주주가 합치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뒤흔들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우선주 발행한도를 현재 2천만 주에서 8천만 주로 확대해
범현대가의 지분율을 낮추고 우호주를 확보하려 했습니다.

▶ 인터뷰 : 현대그룹 측 주주
- "주요 주주라면 회사 발전과 미래 위험 분담을 위해 노력하고 힘을 합쳐야 하는데, 딴죽을 걸기 식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로…"

그러나 이런 계획은 현대상선 주주총회에서 벽에 부딪혔습니다.


주총에서 우선주 발행한도 안건은 찬성 64.95%, 반대·기권·무효 35.05%로, 현대그룹은 안건통과에 필요한 2/3 찬성을 얻지 못했습니다.

겨우 1.7%가 부족했습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백화점, KCC 등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 인터뷰 : 현대중공업 대리인
- "보통주 발행을 통해 자본 조달이 가능한데, 우선주를 발행하는 이유를 잘 납득이 안 갑니다. 그래서 현대중공업은 반대합니다."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의 경영권 장악 의도가 드러났다며 성토했지만, 당장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표결에서 나타났듯 현대그룹과 우호지분이 60%를 넘는데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흔들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대상선 지분 7.75%를 가진 현대건설은 정 회장의 뜻에 따라 주총에 불참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불안한 살얼음판 위를 계속 걸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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