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붕소 지원해달라"…한국 "재고 모자라도 주겠다"
입력 2011-03-16 10:03  | 수정 2011-03-16 11:16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福島) 원전이 잇따라 폭발해 위기감이 높아진 가운데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원자로 냉각에 필수적인 붕소를 긴급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당장 우리가 쓸 물량 확보에 다소 차질이 빚어진다고 해도 일단 일본에 붕소를 시급히 지원하기로 했다.

16일 지식경제부와 원자력 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은 15일 우리 정부에 붕소 수십t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붕소는 핵분열을 멈추게 하는 감속재로 쓰이는 물질로서, 일본은 현재 원자로 폭발을 막고자 막대한 양의 붕소를 바닷물에 섞어 원자로에 쏟아붓고 있어 붕소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15일 일본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마련된 민관 합동 대책회의에서 당장 우리의 평소 재고량이 모자라게 되는 상황이 되더라도 일단 일본에 시급히 붕소를 지원하고 나중에 부족분을 채워넣으라”고 지시했다고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가 전했다.

그만큼 일본의 상황이 급하고, 우리 정부도 이웃나라 일본이 위기에 처한 상황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붕소를 일본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본이 지진으로 원전과 정유시설이 파괴되면서 발전용 연료와 석유제품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일제히 최근 우리 정유업계에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유 업계도 최대한 지원하고자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JX니폰오일은 최근 CEO 명의로 GS칼텍스에 석유제품 공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JX니폰오일은 대지진으로 정유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돼 석유제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으며, GS칼텍스는 최대한 지원해줄 물량과 공급 방식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도 여러 일본 업체에서 도와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고 있어 다른 거래처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기거래보다는 스팟거래 물량 중에 지원 가능한 여유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SK에너지 측도 일본 측에서 석유제품 지원 요청이 들어왔으며, 일본의 국가적인 재난을 극복하는 데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제품 공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경부 관계자는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처한 일본이 하루빨리 복구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기로 했다. 우리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일본에 전달되면 한일관계를 돈독히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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