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영사, 중국인 '내연녀'에 국가기밀 유출 의혹

【 앵커멘트 】
중국에서 근무하던 우리 외교관들이 현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 이 여성에게 비자를 불법 발급하고 정부 기밀까지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정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11월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근무하던 H, K 영사 두 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국내로 소환됐습니다.

H 전 영사는 법무부 조사가 진행되던 지난달 말 사표를 냈고 임기 9개월을 남기고 귀국한 K 전 영사 역시 정부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P 전 영사는 임기가 끝나 2009년 귀국했지만 뒤늦게 감찰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인 남편을 둔 한 중국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했다는 의혹이 드러나면서 모두 상하이를 떠나게 된 겁니다.

비자 담당 업무를 맡고 있던 H 전 영사는 중국 여성인 덩 모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덩 씨 주변 사람들에게 불법으로 비자를 발급해 준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K 전 영사는 덩 씨를 H 전 영사에게 빼앗기고 나서 복수하려고 일부러 H 전 영사의 부인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벽보가 나붙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덩 씨가 P 전 영사와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영사관의 주요 자료까지 유출됐다는 제보가 올해 초 우리 정부에 접수됐습니다.

하지만, 해당 인사들은 조사에서 덩 씨와 친하게 지낸 건 맞지만 불륜관계거나 국익에 해가 될 만한 정보를 흘린 적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한국인 남편이 덩 씨가 보관해 온 컴퓨터 파일이라며 한 언론사에 공개한 자료에는 상하이 총영사관의 비상연락망과 비자 발급 기록, 정부·여당 최고위층을 포함한 정치권 인사 200여 명의 연락처가 들어 있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덩 씨가 일종의 첩보원이 아니었느냐는 의심도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덩 씨가 한국 영사들과 친분을 쌓고 나서는 적지 않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한국 비자 대행 이권을 노렸을 수 있다는 추정도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