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檢, 장교동팀 비밀금고에서 5만원권 뭉칫돈 79억원 발견
입력 2011-02-01 09:11 
한화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 서부지검이 김승연 그룹 회장의 비밀금고에서 79억원의 뭉칫돈을 발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금고 속 거액의 현금을 사진촬영한 검찰은 김 회장의 불법 비자금 운용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자료로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기업 비밀금고가 확인되기는 지난 2006년 현대.기아자동차 비자금 의혹 사건에 이어 4년만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31일"지난해 9월 16일 서울서부지검이 한화그룹 장교동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의 개인 비밀금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금고에는 79억원의 현금이 대부분 5만원권으로, 극히 일부는 1만원권으로 보관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검찰은 경영기획실 재무팀 내 김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이른바 `장교동팀(회계2파트)`이 비밀금고를 함께 관리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무려 11시간 동안 경영기획실이 있는 25∼26층을 집중 수색했다. 이어 26층 재무팀 사무실에서 철제 금고를 발견, 이곳을 열어 15만장이 넘는 5만원권과 일부 1만원권 등 총 79억6000만원을 확보했다.

검찰은 거액의 현금을 일일이 세어 액수를 확인한 뒤 이를 압수하지 않고 현장에서 사진촬영해 증거자료로 확보한 상태다.

검찰 압수수색 절차로는 이례적으로 10시간이 넘게 걸린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장교동팀이 자금추적을 피할 목적으로 은행 차명계좌 예금을 2000만원 미만씩 쪼개어 인출해 세탁한 뒤 사무실 금고에 보관해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중 일부가 태경화성, 한익스프레스 등 그룹 위장 계열사의 차명 주식을 가장매매해 얻은 시세차익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검찰에서 "이 사건 비자금과는 무관한 회장의 개인 자금일뿐”이라고 일관되게 해명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06년 현대.기아차 사건을 수사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그룹 계열사인 글로비스 본사 사무실에 비밀금고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 사무실 벽 속에 숨겨진 비밀금고를 발견했다. 당시 비밀금고에 현금 50억여원과 수십억원대 양도성 예금증서가 발견되면서 물꼬를 튼 수사는 결국 그룹 오너의 사법처리로 이어졌다.

2008년에는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삼성화재 본사 22층에 비자금 관리용 비밀금고가 존재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압수수색을 벌였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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