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술 먹으면 시동 안 걸리는 차 개발
입력 2011-01-31 20:30 
운전자가 과음하면 운전할 수 없는 자동차가 미국에서 첫 공개됐다.

영국 방위산업체 키네티크(QinetiQ)의 북미법인은 매사추세츠주 월섬의 연구개발(R&D)센터에서 레이 라후드 미국 교통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혈중 알콜농도가 법정 기준치인 0.08%를 넘을 경우 시동이 걸리지 않는 시스템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안전을 위한 운전자 알콜 측정 시스템`이라고 명명된 이 장치는 센서를 통해 운전자가 내쉬는 숨이나 운전대를 잡은 손의 피부를 분석해 혈중 알콜농도를 자동으로 측정한다. 기존의 알콜 측정 시동 장치는 술을 마시든 안 마시든 시동을 걸려면 운전자들이 빨대 같은 것에 숨을 불어 넣어야 해 무척 번거로웠다. 이 때문에 현재는 음주 운전으로 처벌 받은 사람들에 한해 판사의 판결에 따라 제한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은 운전자가 여느 때처럼 시동을 걸기만 해도 음주량을 자동 측정하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모든 차량에 장착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이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설치할 경우 매년 9000건의 음주운전 괄련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장치가 널리 보급되기까진 아직 8~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약 2억5000만대의 자동차가 다니는 미국에서 0.1%만 오작동하더라도 수십만 대가 고철덩어리가 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스트릭랜드 미국연방도로교통안전관리청장은 "시스템이 매우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작동하게 된 뒤에나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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