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유의 해적수사 난제 산적…통역도 문제
입력 2011-01-30 09:34  | 수정 2011-01-30 11:21
【 앵커멘트 】
선박 납치 해적수사가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던 초유의 사건인 만큼 수사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해적들은 말도 안 통하고 글도 몰라 조사자체가 힘든데다 이름도 나이도 확인이 안 된다고 합니다.
박종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해적들을 지구 반대편 먼 곳에서 어렵게 데려오기 했지만 어떻게 수사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먼저 소말리아는 무정부상태로 주민등록이 없어 해적들의 이름, 나이, 주소 같은 신원확인조차 어렵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 문제입니다.

생포된 해적들은 완전 문맹 수준인데다 영어는 물론 소말리아에서 널리 쓰이는 아랍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수사관이 한국인 통역에게 질문하면 한국인 통역이 이를 영어로 소말리아 통역에게 전하고 다시 소말리아 통역이 해적에게 질문하는 3차 순차통역방식이라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피의자들이 아프리카출신이라 추위문제나 종교문제, 식사문제 등 생활관리에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해적을 잡아도 훈방했으며 서방국가들도 시간과 비용 측면의 부담을 고려해 해적들의 무장을 해제하고 음식을 제공하면서 '훈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네덜란드, 독일은 체포한 소말리아 해적들을 자국으로 이송해 처벌한 사례가 있습니다.

정부도 당초 원거리 이동과 통역 등에 상당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을 감안해 오만 등 인접국에 인계하려 했으나 이들 국가가 수용시설의 한계와 비용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는 바람에 무산됐습니다.

또 훈방은 이미 여러 차례 피랍된 경험이 있는 우리 국민의 정서상 납득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여튼 공은 우리 사법부로 넘어왔습니다.

해적을 국내 법정에 세우는 것도 사상 처음이지만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라 수사부터 재판까지 모든 과정에 귀추가 추목됩니다.

MBN 뉴스 박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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