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터뷰] 투잡 알바를 애플도 반한 300억대 회사로 키워내
입력 2011-01-27 10:11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월급으로는 갑자기 어려워진 가정을 돌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 삼아 신혼집에서 라디오 FM코일 같은 소형 전자부품을 만들기 시작했죠."

 시작은 동네 구멍가게 수준도 안됐다. 소일거리 삼아 했던 일이었고 성공을 장담했던 일도 아니었다.

 우연치 않게 방문했던 전자부품 회사 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을 발견, 대안을 제시했던 것을 계기로 방 한칸에서 시작한 창업이 현재의 경인전자가 됐다.

 이동흥 대표(45.사진)는 "안테나 코일 등 남들이 잘 만들지 않던 부품들을 먼저 나서서 만들겠다고 했고 공급 제품을 하나씩 늘려가면서 사업을 확대시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을 보유하고 있다. 경인전자 또한 이 대표와 비슷하다. 애플사와 거래 등 많은 성과에도 불구 밖으로 드러내기 보다 내실 다지기에 전념했다.


 최근 동양텔레콤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우회상장 하는 배경도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이 대표의 판단에서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애플도 `깜짝`

 투자자들 입장에선 생소하지만 휴대폰 부품 업체 사이에서 경인전자는 알짜 중소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애플의 아이폰 제품에 들어가는 마이크의 50% 가량을 경인전자가 납품했다. 약 3500만대 가량의 아이폰에 경인전자의 제품이 탑재 된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마이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기획재정부로부터 발전기금을 받아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와 외환은행으로부터 각각 4억원씩 8억원을 지원 받았다"며 "자금을 바탕으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마이크 분야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이 개발 완료될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6월경에 개발이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후 매출 800억원…영업익 50억 달성 하겠다"

 경인전자는 마이크 등 음성통신 부분에 이어 동양텔레콤의 통신용 장비 설계 및 생산기술이 통합될 경우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동양텔레콤이 납품하는 제품에 소요되는 각종 트랜스와 코일류, 인쇄회로기판(PCB)을 경인전자가 직접 생산할 경우 단가 인하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인적 자원 및 설비시설 공유로 제조 경쟁력 또한 강화될 것"이라며 "신규 사업인 메탈PCB 라인에 투자해 조명시장이 활성화되는 2011년에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양텔레콤의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올해 매출액은 800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년 2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 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미 상장된 경인전자㈜와 다른 회사랍니다"

 ㈜경인전자가 동양텔레콤을 통해 우회상장한다는 소식이 들렸던 당시 투자자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냐`는 반응이었다. 이미 상장된 회사가 또 우회상장이라는 사실에 의구심을 표시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상장된 경인전자와 동양텔레콤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경인전자는 다른 회사다. 업력도 더 오래됐고 실적도 상장사 보다 좋다.

 2010년 잠정 실적 기준 상장사인 경인전자는 150억원대 매출이 예상되나 경인전자㈜는 308억원대의 매출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경인전자는 2월에 있는 합병 주총을 통해 이동흥 경인전자 대표와 민행식 전무 등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하고 사명 역시 변경할 계획이다.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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