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동네 구멍가게 수준도 안됐다. 소일거리 삼아 했던 일이었고 성공을 장담했던 일도 아니었다.
우연치 않게 방문했던 전자부품 회사 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을 발견, 대안을 제시했던 것을 계기로 방 한칸에서 시작한 창업이 현재의 경인전자가 됐다.
이동흥 대표(45.사진)는 "안테나 코일 등 남들이 잘 만들지 않던 부품들을 먼저 나서서 만들겠다고 했고 공급 제품을 하나씩 늘려가면서 사업을 확대시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을 보유하고 있다. 경인전자 또한 이 대표와 비슷하다. 애플사와 거래 등 많은 성과에도 불구 밖으로 드러내기 보다 내실 다지기에 전념했다.
최근 동양텔레콤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우회상장 하는 배경도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이 대표의 판단에서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애플도 `깜짝`
투자자들 입장에선 생소하지만 휴대폰 부품 업체 사이에서 경인전자는 알짜 중소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애플의 아이폰 제품에 들어가는 마이크의 50% 가량을 경인전자가 납품했다. 약 3500만대 가량의 아이폰에 경인전자의 제품이 탑재 된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마이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기획재정부로부터 발전기금을 받아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와 외환은행으로부터 각각 4억원씩 8억원을 지원 받았다"며 "자금을 바탕으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마이크 분야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이 개발 완료될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6월경에 개발이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후 매출 800억원…영업익 50억 달성 하겠다"
경인전자는 마이크 등 음성통신 부분에 이어 동양텔레콤의 통신용 장비 설계 및 생산기술이 통합될 경우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동양텔레콤이 납품하는 제품에 소요되는 각종 트랜스와 코일류, 인쇄회로기판(PCB)을 경인전자가 직접 생산할 경우 단가 인하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인적 자원 및 설비시설 공유로 제조 경쟁력 또한 강화될 것"이라며 "신규 사업인 메탈PCB 라인에 투자해 조명시장이 활성화되는 2011년에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양텔레콤의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올해 매출액은 800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년 2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 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미 상장된 경인전자㈜와 다른 회사랍니다"
㈜경인전자가 동양텔레콤을 통해 우회상장한다는 소식이 들렸던 당시 투자자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냐`는 반응이었다. 이미 상장된 회사가 또 우회상장이라는 사실에 의구심을 표시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상장된 경인전자와 동양텔레콤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경인전자는 다른 회사다. 업력도 더 오래됐고 실적도 상장사 보다 좋다.
2010년 잠정 실적 기준 상장사인 경인전자는 150억원대 매출이 예상되나 경인전자㈜는 308억원대의 매출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경인전자는 2월에 있는 합병 주총을 통해 이동흥 경인전자 대표와 민행식 전무 등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하고 사명 역시 변경할 계획이다.
[최익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