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여성 CEO 4인 스타일을 탐하다
입력 2011-01-26 08:55  | 수정 2011-01-26 09:01


드라마에서나 보던 재벌가 여인들이 과거 수동적이고 진부한 스타일을 걷어차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당당하고 세련되게 거듭나고 있다. 세간의 관심대상이 되고 있는 몇몇 재계 여성 오너기업인 스타일을 분석해본다.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은 한마디로 스타일을 즐길 줄 아는 여성 기업인이다. 그는 패션 디자이너나 에디터, 스타일리스트 등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패션 감각을 지닌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우연히 이 사장을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적이 있다. 짧은 머리에 인기 댄스그룹 2NE1의 멤버 산다라 박보다 두꺼운 아이라인을 그리고 커다란 귀고리를 한 그의 모습은 마치 앤디 워홀의 뮤즈였던 에디 세즈윅을 연상시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즐겁게 옷을 입은 티가 났다. 자기 자신이 진심으로 스타일을 즐기는 타입이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은 빈틈없고 탁월한 안목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패션감각은 지극히 고급스럽고 감각적이다. 그가 진두지휘하는 대형 멀티숍인 `분더숍`이나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수입하는 브랜드를 보면 그가 즐겨입는 옷 스타일을 알 수 있다. 디자인이 강한 것보다는 소재를 매우 중요시하는데, 미술을 전공해서인지 아름다운 색상과 패턴, 조형적인 실루엣으로 유명한 짐바티스타 발리, 드리스 반 노튼이나 마르니, 장 폴 고티에와 같은 정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즐겨 입지만 특별히 한 브랜드를 꼭 집어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필립 림이나 알렉산더 왕과 같은 젊은 신인 디자이너는 물론 자뎅 드 슈에트, 미네타니 같은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개발해내는 것처럼 의상 선택에도 꽤 자유로움을 가졌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변화무쌍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최근 화제의 선두에 서 있다. 이 부사장은 패션을 전공해서인지 트렌디 드라마 여주인공 같은 스타일을 연출하곤 한다. 얼마 전 이건희 회장 칠순 잔치에서는 회색의 직선적이면서도 모던한 코트에 모피가 장식된 니나리치의 코트를 입었고, 신년 하례식에서는 새로운 각오를 나타내듯 발망의 밀리터리 재킷과 아제딘 알라이야의 아방가르드한 부츠를 위풍당당하게 매치시켰다. 또한 최근에는 헥사 바이 구호나 르베이지 의상을 입으며 디자이너의 홍보를 직접 자처하기도 하고, 뉴욕이나 파리 출장 시에는 각국 디자이너의 의상을 입으며 변신을 꾀하는 영민함을 보이고 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씨의 장녀로 삼성가 3세대 중 맏언니이기도 하다. 그의 스타일은 독창적이다 못해 감칠맛이 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없다면 직접 바느질까지 해가며 만들어 입는다는 그는 열정과 창의적인 감성을 갖고 있다. 그는 블랙과 화이트를 기본으로 때때로 레드를 포인트로 주는데, 작은 키에도 자신의 단점을 커버하여 하이웨이트스의 원피스나 롱스커트에 길이가 짧은 볼레로 스타일을 즐겨 입는다.

[서은영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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