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붕어빵이 2500원…그래도 잘팔리네
입력 2011-01-07 08:18  | 수정 2011-01-07 08:19
한 마리에 2500원 하는 명품 붕어빵이 등장해 화제다. 길거리에서 파는 붕어빵이 1000원에 서너 마리인 것과 비교하면 열 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다.

2500원짜리 붕어빵을 파는 곳은 `아자부(AZABU)`라는 상호를 가진 점포다. 가격이 비싸다 보니 부자들이 많은 서울 강남에만 주로 매장이 있다. 아자부는 현재 서울 대치 직영점을 비롯해 압구정점 강남역점 서래마을점 양재역점 등 모두 9개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고객 반응이 좋다.

아자부는 2009년부터 서울에서 판매를 시작했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신세계 강남점에서 2평 공간의 임시 매장을 내고 시장 반응을 조심스럽게 체크해왔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하루에 10여 개 팔리던 것이 250개까지 팔릴 정도로 인기상품이 됐고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최근 들어 본격적인 가맹 사업에 나선 것이다.

아자부는 일본 도쿄에 있는 부자 동네 이름으로 한국으로 치자면 청담동과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파는 명품 붕어빵은 일본 아자부의 유명 붕어빵 가게인 `아자부-타이야키`에서 건너왔다. 한국은 붕어빵이지만 일본사람들이 워낙 도미를 좋아해서 일본에선 도미빵이라 불린다.


일본의 `아자부-타이야키`는 아자부 지역의 열 평 남짓한 가게에서 100년 동안 4대에 걸쳐 붕어빵 장사를 해온 곳이다. 빵을 사려면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한국의 `아자부`는 그 가게에서 지난 30년간 붕어빵을 구워온 한국인 제빵사 정금순 씨가 은퇴하면서 2009년에 들여왔다. 아자부 한국 본사는 정씨의 조카인 장건희 대표가 맡고 있다.



문을 연 지 50여 일이 된 `아자부` 압구정점은 그동안 3만여 개의 붕어빵을 팔았다고 한다. 즉석에서 구워 파니 재고도 전혀 없고 자리를 차지하는 커피점 손님과 달리 포장해 가는 사람이 많아 매장이 붐빌 일도 적다.

한승엽 `아자부` 압구정점 사장은 "붕어빵이 하루 평균 500개 정도 팔리는데 어린아이부터 직장인, 주부, 노인까지 손님층이 다양하다"면서 "면역력 향상에 좋고 부종을 없애주는 팥이 들어간 웰빙빵이라 선물용 수요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아자부` 붕어빵이 명품 대우를 받는 비결은 일본 전통방식으로 삶은 팥에 있다. 팥에서 돌이나 벌레 등을 걸러낸 다음 8시간 동안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이 눈으로 직접 보면서 팥을 삶는다고 한다. 쓴맛이 나지 않고, 딱딱해지지 않으면서 알이 터지지 않게, 껍질이 씹히지 않을 정도로 삶는 게 노하우다. 일본 `아자부`는 홋카이도산 팥만 사용하고, 한국에선 국산 팥만 쓴다.

반죽은 물을 일절 넣지 않고 100% 우유로만 한다. 수분 함유량을 오래 보존하고, 우유와 팥이 어우러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라는 평가다.

붕어빵 소도 팥에 국한하지 않는다. 호두와 팥, 크림치즈, 커스터드, 블루베리, 말차(녹차 어린잎을 갈아서 만든 것), 고구마 등 8가지 종류가 있다.

어린이를 위한 절반 크기의 1000원짜리 미니 붕어빵도 있다. 이곳 `아자부`의 또 다른 별미가 팥빙수다. 미니 붕어빵이 올려진 팥빙수는 겨울철임에도 마니아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맛이 일품이다. 최근에는 일본 `아자부-타이야키`의 명성을 아는 일본 관광객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매일경제 김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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