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많은 기업들이 세계화를 외치고 있지만, 유독 금융회사만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금융의 현실과 과제를 최재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은행의 해외 지점 수는 고작 53개.
반면, 글로벌 은행인 HSBC는 87개국에 8천여 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극명한 대비가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은행의 현주소입니다.
다른 업종의 사정은 더 초라합니다.
국내 보험사는 베트남에 6개사, 태국에 1개사가 진출해 있지만, 그나마 현지 법인으로 영업하고 있는 회사는 2곳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조용운 / 보험연구원 정책연구위원
- "내부 보험시장은 완숙단계에 있다고 봅니다. 이제는 편하게 영업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진출해서 새로운 수익도 창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 금융산업이 '우물 안 개구리' 신세인 것은 금융위기로 해외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손쉬운 담보대출과 수수료 장사 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은행장 임기가 3년인데, 굳이 해외로 나가는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금융당국이 해외 투자에 지나치게 엄격한 것도 문제입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카자흐스탄 은행에 투자했다가 4천억 원을 손해 봤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관치에 의해서 정책당국이 요구하는 그런 목적에 의해 경영전략이 수시로 바뀌게 되고 심지어는 경영자들도 바뀌기 때문에 국제화를 위한 장기적인 경영전략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돼 있지 못합니다."
전문가들은 해외진출의 위험부담을 고려해 직접 투자보다는 지분 투자 등 간접 투자를 추천합니다.
진출 지역도 지리적으로 가깝고 우리보다 금융시스템이 뒤처진 아시아 지역이 유리하다는 지적입니다.
금융 당국도 금융 회사들의 해외 진출에 대해 과감히 규제를 풀고,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 스탠딩 : 최재영 / 기자
- "오랜 시간 우리금융시장에 드리워진 관치라는 그림자를 걷어내는 게 선진 금융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MBN뉴스 최재영입니다.[stillyou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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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들이 세계화를 외치고 있지만, 유독 금융회사만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금융의 현실과 과제를 최재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은행의 해외 지점 수는 고작 53개.
반면, 글로벌 은행인 HSBC는 87개국에 8천여 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극명한 대비가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은행의 현주소입니다.
다른 업종의 사정은 더 초라합니다.
국내 보험사는 베트남에 6개사, 태국에 1개사가 진출해 있지만, 그나마 현지 법인으로 영업하고 있는 회사는 2곳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조용운 / 보험연구원 정책연구위원
- "내부 보험시장은 완숙단계에 있다고 봅니다. 이제는 편하게 영업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진출해서 새로운 수익도 창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 금융산업이 '우물 안 개구리' 신세인 것은 금융위기로 해외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손쉬운 담보대출과 수수료 장사 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은행장 임기가 3년인데, 굳이 해외로 나가는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금융당국이 해외 투자에 지나치게 엄격한 것도 문제입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카자흐스탄 은행에 투자했다가 4천억 원을 손해 봤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관치에 의해서 정책당국이 요구하는 그런 목적에 의해 경영전략이 수시로 바뀌게 되고 심지어는 경영자들도 바뀌기 때문에 국제화를 위한 장기적인 경영전략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돼 있지 못합니다."
전문가들은 해외진출의 위험부담을 고려해 직접 투자보다는 지분 투자 등 간접 투자를 추천합니다.
진출 지역도 지리적으로 가깝고 우리보다 금융시스템이 뒤처진 아시아 지역이 유리하다는 지적입니다.
금융 당국도 금융 회사들의 해외 진출에 대해 과감히 규제를 풀고,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 스탠딩 : 최재영 / 기자
- "오랜 시간 우리금융시장에 드리워진 관치라는 그림자를 걷어내는 게 선진 금융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MBN뉴스 최재영입니다.[stillyou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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