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딸 만난 최고령 할머니 "널 보려고 오래 살았나 보다"
입력 2010-10-31 09:48  | 수정 2010-10-31 11:23
【 앵커멘트 】
이번 상봉 행사로 만난 이산가족들도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측 최고령 할머니는 100살이 가까워서야 딸과 눈물의 해후를 했습니다.
고정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남측 상봉 최고령자인 96살 김례정 할머니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딸을 만나러 왔습니다.

70살이 넘어서야 큰절을 올리는 딸을 보며 노모는 기쁨과 슬픔의 감정에 말을 잇지 못합니다.

▶ 인터뷰 : 김례정 / 남측 상봉 대상자
- "널 만나려고 내가 이렇게 오래 살았나 보다."

어머니 건강을 확인했으니 됐다며 담담하던 딸 우정혜 씨는 오빠를 만나자 참았던 눈물을 쏟습니다.

전쟁 중에 아버지를 대신해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인민군에 끌려가던 큰 오빠를 만난 여동생들의 심정은 미어집니다.


큰 오빠 정기형 씨는 몇십 년 만에 동생들을 만났어도 의젓하게 동생들을 다독였습니다.

▶ 인터뷰 : 정기형 / 북측 상봉 신청자
- "울지 마라, 울지 마라."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후 먹고살기 위해 떨어져 살아야 했던 자매는 전쟁 통에 한없는 이별을 맞아야 했습니다.

남쪽에 있는 큰 언니 정경순 씨는 북에 있는 막냇동생 정영순 씨의 볼을 비비며 몇십 년 만에 서로 살아있음을 확인합니다.

▶ 인터뷰 : 정경순 / 남측 상봉 대상자
- "죽기 전에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제 봤으니 원도 없다."

이처럼 저마다 한 맺힌 사연으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는 마르지 않는 눈물의 강이 흘렀습니다.

북에 있는 성길용 씨는 동생을 만난다고 며칠 전부터 마음을 졸이다 상봉 도중 탈진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MBN뉴스 고정수입니다. [ kjs0923@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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