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씨(30)가 지인인 조력자 2명으로부터 1900만원을 받아 4개월간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김창수)는 이씨 등의 부탁을 받고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죄)로 A씨(32)와 B씨(31)를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이씨와 가출팸(가출 청소년이 유사 가족관계를 형성한 집단)에서 만난 지인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 13일 A씨 집에 모여 이씨와 조씨로부터 생활자금과 은신처 제공을 부탁받고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도움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과 이씨, 조씨가 도피를 모의한 날은 인천지검이 이씨와 조씨를 첫 조사 한 날이다. 이씨와 조씨는 다음날 2차 조사를 받기로 돼 있었지만 1차 조사 후 도주했다 4개월여 만인 지난달 17일 검거됐다.
검찰조사 결과 A씨는 자금을 조달하고, B씨는 이씨 등이 은신할 오피스텔의 임대차 계약을 대신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이씨 등이 숨어지낼 고양시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 2채를 각 각 지난 1~2월, 3~4월에 계약했다. 이들이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돕기 위해 쓴 생활자금과 임대차 계약금 등은 19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초 이씨와 조씨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검찰은 이들의 도피를 도운 4명을 특정해 2명은 구속하고 2명은 불구속 수사중이다. 이번에 검찰이 기소한 2명은 구속상태에서 조사를 받던 피의자들이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를 상대로 범인도피교사 혐의 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를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가평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 윤모씨(당시 39세)가 숨진 지 2년 11개월 만이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할 줄 모르는 윤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계곡에 빠진 피해자를 구해주지 않음으로써(부작위) 살인을 한 것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물에 빠지게 해서 숨지게 한(작위) 살인 행위로 판단했다. 이 경우 더 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씨 등이 2019년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씨가 숨진 윤씨에 대해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를 했다"고 설명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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