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제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세살 아이에게 가해진 60여 건의 학대
어느 날부터 민규는 가족과 친구들을 때리고 꼬집기 시작했다. 자다가 일어나 울며 자신을 때리기도 했다. 민규 엄마는 민규의 폭력성이 무엇으로부터 발현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던 2월, 민규의 귀에 든 피멍을 발견한 엄마는 어린이집 CCTV 열람을 요청한다. 경찰의 도움으로 마주하게 된 진실은 담임교사가 민규를 괴롭히는 장면이다. 괴로움에 울고 몸부림치는 민규를 도와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고작 세살 아이에게 가해진 학대 영상만 60건이 넘는데.
장애통합어린이집에서 벌어진 300여개의 학대와 아픔
어린이집의 학대를 의심한 경찰은 6개 반의 모든 CCTV를 확인해 학부모들에게 전달한 상황은 끔찍하기만 하다. 밀고, 패대기치고, 굴리고, 꼬집고...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은 300건이 넘는다. 피해 아동만 40명으로 전체인원의 절반이 해당된다. 가해교사는 무려 9명! 눈물과 고통으로 얼룩진 아이들의 얼굴에 학부모들은 분노했다. 특히 말을 하지 못하는 만1세 이하의 어린아이와 의사표현이 어려운 발달지연 장애아동만 학대를 당한 것이다. 제주에 몇 안 되는 장애통합어린이집이라 믿고 보냈던 학부모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
진실을 말하지 않는 가해교사, 그 뒤에 숨은 어린이집 원장
결국 법정에 서게 된 가해교사들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작년 11월부터 2월까지의 학대 영상 앞에서도 상습학대를 부인하고 있다. 왜 때렸는지 진실을 알고 싶은 부모들은 그런 가해교사의 태도에 배신감이 커져가는 상태다. 또한 달콤한 말로 학부모를 위로하던 원장은 가해교사 개인을 탓하며, 자신을 몰랐다고 발뺌한다. 전문가 소견을 통해 이 같은 지속적 학대가 아이들의 발달에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들어보았다. 아동학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사회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10회-두 얼굴의 청년, 동현 씨
입양 후 17년, 지옥에서 탈출했다는 청년
2001년 아파트 놀이방에 버려진 뒤, 원장에게 입양됐던 동현(가명)씨. 새로운 가족을 찾아 다행인 줄 알았는데, 18살이 되던 해 가족들에게 심한 학대를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다. 각목과 쇠봉으로 온몸을 구타 당하고, 때리다 지키면 손발을 묶어 화장실에 감금까지 당했다는 청년. 구타는 일상이었고 살기 위해 도망쳤다고 했다. 대체 청년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취재진은 청년이 당한 아동학대의 실체를 추적하는 한편, 청년이 가해자로 지목한 가족을 만나 왜 아이를 학대했는지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본다. 그런데 취재 중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는데, 청소년 시절 동현씨가 여러 사건에 연루됐었다는 것이었다.
아동학대 피해자가 아동성범죄 가해자였다?
아동학대 피해자 동현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알려진 후, 한 어머니는 그가 ‘강간범’이라는 주장을 하고 나선다. 자신의 딸이 초등학교 1학년 때 동현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주장. 취재진은 어렵게 어머니와 피해자를 직접 만나 성범죄 사건의 실체를 확인한다. 총 세 차례의 성범죄, 초등학교 1학년의 어린 여자아이에게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짓을 저질렀고, 아이는 보복이 두려워 몇 년 동안 피해사실을 알리지 못하다 뒤늦게 자신이 당한 일을 털어놓게 된다. 신고 후 수사가 진행됐지만 검찰의 최종 결정은 불기소처분. 피해자가 주장한 3건의 성범죄 중 2건은 범행이 특정되고 피의자의 진술서까지 확보됐지만 범행 당시 동현씨가 형사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결정.
하지만 피해자 어머니는 인터넷 방송과 1인 시위를 통해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엄마가 싸움을 끝낼 수 없는 이유와 피해 아동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