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회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참기름 부부
# 오일장의 사랑방! ‘부부의 참기름 집’
경북 예천의 한 전통시장, 이곳에서 오래되기로 소문난 제유소가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이영형 임숙자 부부는 같은 자리에서만 35년째 고소한 참기름 냄새를 풍기고 있다.
이곳이 유명해진 건, 여전히 옛 방식 그대로 기름을 짜고 있기 때문.
편리한 가스 대신 다루기 힘든 석유 버너를 쓰고,
매일 번지를 닦아내야 하는 두꺼운 무쇠솥에 깨를 볶고,
한 번 뽑은 기름은 다시 쪄서 두 번 짜내는 전통방식은
유난히 손이 많이 가고 힘든 과정인데..
하지만 아내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일하는 내내 홀짝홀짝~ 술을 마시는 남편!
아침부터 반주로 시작해, 힘들다고 한잔, 피곤하다고 한잔,
잠들기 전엔 숙면을 위해 한잔~
하루 1~2병의 소주를 꾸준히 마시는 남편 때문에
온종일 아내의 핀잔과 잔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 남편 들들 볶는 아내 “술 좀 제발 끊어”
워낙 화통하고 스스럼없는 성격 때문에 주변에 늘 사람들이 따르는 남편,
그래서 남편이 맡은 감투도 여러 개인데,
4년 동안 맡아 했던 용궁 시장 번영회 부회장부터
초등학교 49회 졸업 동창회장은 현재까지 무려 15년째 맡고 있고,
여기에 동네 친목회 모임까지 더하면 남편의 몸은 열 개도 모자를 지경,
시장 내에서도 가장 가깝게 지내는 친구는 막걸리 양조장 사장일 정도,
그렇다 보니 남편은 점점 더 술을 끊기 어렵게 되고, 과음하는 날이 많아지는데..
과연 오늘은 아내의 잔소리를 피해갈 수 있을까?
# 형님을 찾아간 남편, 남편의 고민
드디어 사고를 치고만 남편! 예전 같지 않게 쌀쌀 맞은 아내 분위기가 서운하기만 하고...
같은 시장 안에서 고춧가루 방앗간을 하는 형님을 찾아간다.
형님에게 위로받을 심산에 하소연해보지만, 오히려 혼쭐만 나고 만다.
형님의 따끔한 훈계를 들은 남편.
남편으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됐는데,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 본 적 없었던 철부지 남편.
결혼하고 아내를 고생시켰던 일들까지 하나둘 떠올라 밤늦도록 남편의 시름이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