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존재하기 전부터 이 땅에 존재한 흙과 나무! 과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에 인류는
자연을 재료로 용기를 만들어 쓸 수밖에 없었는데. 그 중 항아리는 효능이 뛰어나 과학 기술이
발달한 현재까지도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는 용기다. 수천 년 전 선조들이 그러했듯 자연이 주는
선물에 정성을 담아 항아리를 만드는 사람들! 흙으로 빚어내는 숨 쉬는 옹기부터 천연 무공해
오동나무 쌀통과 복을 불러온다는 복력목 항아리까지! 자연으로 만드는 천 년의 신비, 항아리를
만드는 사람들을 리얼다큐 숨에서 찾아가본다.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어 천 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옹기! 선조들의 삶과 지혜가 녹아 있는
옹기는 물의 흡수를 막고 공기를 통하게 하여 ‘숨 쉬는 항아리’라고 불린다. 60~70년대 플라스틱
식기가 나오면서 사라질 위기에도 처했으나 90년대 웰빙 바람과 함께 다시 그 명성을 되찾은 옹기!
이런 옹기의 우여곡절 역사를 이겨내며 전통방식 그대로 옹기를 만드는 옹기장이 있다.
300년 동안 이어져 온 가업을 물려받아 전라남도 보성에서 9대째 옹기를 빚고 잊는 옹기장, 이학수씨!
그는 전 세계적으로도 전라도 지방에서만 행해지는 쳇바퀴 타래기법으로 옹기를 빚는다.
넓적한 판자 모양으로 만든 흙을 이어 붙인 다음 물레를 돌려가며 두께와 모양을 조절해 나가는데!
옹기 표면을 매끈하게 만드는 수레와 도개부터 모양을 유지시켜주는 부드레까지! 옹기를 빚을 때
사용되는 도구만 무려 10가지가 넘는다.
옹기를 빚을 때 들어가는 재료 또한 모두 직접 구하고 만들어서 사용하는데... 흙을 구하기 위해
좋은 흙이 있다는 곳은 어디든 찾아간다는 이학수씨. 이학수씨가 찾은 흙은 수분을 가득 머금은
질 좋은 황토다. 야산에서 한 번 가지고 오는 흙의 무게만 해도 500kg이다. 흙을 구하는 것 뿐 아니라,
천연 유약도 직접 만들기 시작하는데! 물에 섞인 소나무와 참나무의 재를 수천 번 발로 밟아야
만들어지는 천연 유약은 무려 6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옹기가 숨을 쉴 수 있게 만들어준다.
흙을 직접 구해 반죽하는 것을 시작으로 천연 유약을 바르고, 전통 가마에 옹기를 굽기까지!
수천 번의 손길과 한 달의 기다림 끝에 완성 될 수 있는 자연의 그릇, 옹기! 자연을 재료로 건강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지문이 닳도록 흙을 만져온 옹기장, 이학수씨를 만나본다.
예로부터 쌀을 저장하는 도구로 사용되어 온 뒤주! 특히 나무의 모양을 그대로 살려 만들 수 있는
원통형 뒤주는 조선 시대에도 유용하게 사용된 쌀 항아리이다. 그 중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 한그루를
심어서 그 나무로 장롱을 만들었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오동나무는 무늬가 아름답고 뒤틀림이
적어 가구를 만들 때 유용하게 사용되었는데! 이런 오동나무로 쌀 항아리를 만들면 쌀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옥천에서 오동나무로 쌀 항아리를 만드는 박길호씨. 원목 그대로를 회전기에 꽂아 직접 겉면과 속을
파내기 시작하는데! 나사와 못을 사용하지 않고 한 치의 실수 없이 작업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가장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순간이다. 특히 오동나무에 숯 알갱이를 발라 만들어지는 숯 항아리는
오랜 연구 끝에 박길호씨가 발명한 특허 항아리! 숯을 칠한 항아리는 습도 조절 효과와 원 적외선을
방출하는 효과가 있어 건강하게 쌀을 보관할 수 있는데! 이 외에도 이물질이 새지 않으며 효소를
서서히 발효 시킬 수 있어 박길호씨네 부부는 숯 항아리에 장은 물론 발효액까지 담가 먹는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들어 쌀벌레를 차단하고 밥맛을 더 좋게 만드는 오동나무 항아리!
오동나무 원목이 천연 무공해 쌀 항아리가 되기까지,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오동나무를
다뤄온 박길호씨를 만나본다.
단순히 음식을 저장하는 용도 외에, 사람들에게 복을 불러주는 항아리가 있다. 부엉이가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것처럼 보인다고해서 ‘부엉이 방구’라고도 불리는 소나무혹! 소나무혹이 있는 나무는
복이 깃들어있다고 여겨져 ‘복력목’이라고 불리는데! 그래서 옛 사람들은 소나무 혹을 이용해
쌀바가지를 만들면 집 안에 복이 온다고 믿었다.
단순히 쌀바가지의 용도로 그쳤던 소나무 혹이 지리산 자락에 살고 있는 홍욱이씨의 손에 가면 복을
불러오는 항아리가 된다. 하지만 항아리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소나무 혹을 발견하는 일은
쉽지가 않은데! 발견을 했다고 하더라도 높은 가지 위에 달린 소나무 혹을 채취하는 과정은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시간 산행 끝에 800m 고지대에서 소나무 혹을 발견한 홍욱이씨! 소나무 혹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몸에 로프를 달고 10m가 넘는 나무를 직접 타고 올라가야 한다. 지름이 15cm가 넘는 소나무 혹을
자르는 데만 해도 1시간! 이렇게 채취한 소나무 혹 하나의 무게가 무려 20kg이다. 무거운 소나무 혹을
등에 지고 하산하는 어려움 역시 소나무 항아리를 만들기 위해 홍욱이씨가 견뎌야 할 몫이다.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소나무 항아리 만들기! 소나무 고유의 향과 모양을 살리면서,
가정에 복이 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항아리를 만드는 홍욱이씨를 만나본다.
숨을 쉬어 발효에 효과적인 옹기부터 천연 무공해 오동나무 쌀 항아리, 복을 불러오는 소나무 항아리까지!
재료를 구하는 과정이 까다롭고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는 것이 번거롭지만 건강한 항아리를 만들어야
사용하는 사람 또한 건강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천년의 역사를 이어, 세월을 빚듯 항아리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10월 30일 목요일 밤 9시 50분! MBN ‘리얼다큐 숨’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