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문!
집의 첫인상은 문에서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문을 보면 집 주인의 생활 기풍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문을 중요하게 생각했을 뿐 아니라,
문을 통해 복이 들어오고 악이 차단된다고 믿어왔다.
이런 집 주인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문을 만드는 사람들은
늘 신중하게 문을 대하고 작업 할 수밖에 없는데!
한옥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한옥대문과 전통창호부터 현대의 주물대문을 만드는 사람들까지!
안과 밖을 이어 복을 불어 넣는다는 문의 장인들을 만나본다.
한옥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한옥 대문!
대문에 쓰이는 나무는 습하거나 건조한 날씨에 따라 불거나 비틀리기 쉽기 때문에
오직 나무를 읽을 수 있는 사람만이 대문을 만들 수 있다.
변형이 많은 목재의 바깥 부분과 변형이 적은 목재의 안쪽 부분을 엇갈려서 대문을
만들어야 하는 것! 대문의 사이즈를 잴 때도 날씨에 따른 오차범위를 감안하여 재단해야 한다.
이렇게 성질이 예민한 나무로 대문을 만들기 때문에 대문을 만드는 연장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목수들이 생명처럼 여긴다는 끌!
어느 곳에 조금이라도 부딪히면 끌의 끝이 뭉툭해져 대문 사이즈의 오차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끌을 다듬는 작업만 해도 1시간이 넘는다.
같은 자세로 끌을 갈아야하는 것은 물론, 한 쪽만 날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평을 유지하여 반복하여 미는 것이 핵심! 이렇게 정성스럽게 간 끌로 대문을 만들기 시작한다.
끌을 쥔 대목수들의 손이 지나간 자리에는 홈이 파지는데 조금이라도 끌이 어긋나면
나무가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긴장이 되는 순간도 이 때라고!
끌로 홈을 파고 나무를 끼워 맞춘 후 하는 작업이 바로 띳장을 끼우는 작업!
대문이 벌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띠장을 대문에 넣기 위해서는 20kg이 넘는 떡메로
띠장을 쳐서 박아야만 한다. 들고만 있어도 무거운 떡메로 문이 상처를 입지 않게
강도를 조절하여 치는 것은 경력 15년의 김철원씨에게도 매번 힘이 드는 작업이다.
한옥 대문은 크기도 큰 만큼 이처럼 힘이 드는 공정이 많기 때문에 2m가 넘는 한옥 대문의 경우,
그 가격은 무려 7~8천만 원이라고! 땀과 열정으로 한옥의 얼굴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대문이 한옥의 얼굴이라면, 한옥의 화장이라고 불리는 것은 전통창호!
단아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한옥에서 다양한 문양과 장식으로 갖가지 멋을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창호이기 때문이다. 빛과 바람이 통하는 생명의 통로인 전통창호는 0.1mm의 오차라도
있으면 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전통창호를 만드는 사람들은 ‘머리카락 한 두께’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다는데~
때문에 전통창호를 만들 때는 최대한 뒤틀림이 적은 나무로 작업을 해야 한다.
소목장 45년 경력 심용식씨의 나무창고에는 최소 3년 된 나무부터
200년 이상이 된 나무까지 보관되어 있다.
이렇게 오래된 나무라도 무르거나 갈라진 부분이 약간이라도 있으면 재료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창호가 될 수 있는 나무는 이 중에 반 밖에 되지 않는다!
재료부터 까다로운 전통창호는 재단하고 조립하는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극락세계의 통로를 의미하여 사찰을 장식하는 꽃창살은
조각 하는 데만 1주일이 걸려, 꽃살문 한 짝을 만드는 데는 총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꽃창살에 들어가는 풀 또한 아교풀을 쓰는 대신 밥풀을 개어 백반과 섞어 풀로 사용하는데~
이렇게 밥풀로 만들어진 풀은 천년이 가도 썩지 않는다고! 꽃살창의 귀재, 심용식씨를 만나본다.
예부터 나무를 사용하여 문을 만들어 왔다면, 현대에 와서는 부식이 적은 알루미늄으로
대문을 만든다. 현대에 와서 만들기 시작한 문이라도 해도,
알루미늄 대문을 만드는 과정은 전통 문을 만드는 과정처럼 기계가 할 수 없는 작업들이다.
흙을 퍼서 거푸집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알루미늄을 녹여 도장하는 작업까지!
총 20가지가 넘는 공정을 모두 사람들의 손을 거쳐야 한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문의 종류만 해도 1,000여 가지! 알루미늄 하루 사용량 2톤!
50kg의 흙을 퍼서 거푸집을 만들고, 200도에 이르는 알루미늄 용액을 날라야만
만들어 낼 수 있는 대문! 1,000도가 넘는 용해로에서 알루미늄을 녹이고 흙을 밟아
거푸집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작업현장은 늘 흙먼지가 날리고 체감온도가 40도를 웃돈다.
제대로 옷을 입고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현장이 습하고 뜨겁기 때문에
사람들은 5분이라도 일을 빨리 끝내기 위해 중간에 물 한 모금 먹을 시간 없이
작업을 서두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알루미늄 용액을 부을 때 서로의 협동심이 부족하거나,
거푸집을 만들 때 흙을 제대로 밟지 않으면 대문의 모양이 흐트러져 불량이 나기 십상인데...
불량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도 대부분의 공정을 거친 후, 거푸집을 들어봐야 알 수 있다.
이 날은 마음이 조급했을까. 거푸집을 드러내자 대문의 문양이 흐트러져 있는데...
조금이라도 모양이 어긋나면 대문을 부수고 다시 용해로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1시간의 공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30벌의 문짝을 만들어내야 하는 이들은
무사히 대문을 완성하여 시공까지 끝마칠 수 있을까?
나무로 만드는 한옥대문과 전통창호부터,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주물대문까지!
문이 만들어지는 종류와 형태는 다양하지만,
자신이 만든 문을 통해 집주인에게 복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한결같은 문의 장인들!
집의 화룡점정인 문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는 8월 14일 목요일 밤 9시 50분 MBN 리얼다큐 숨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