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몸싸움까지 했다는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의 불화. 도대체 대표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시안컵을 현지에서 취재했던 문화스포츠부 최형규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최 기자, 몸싸움이라면 주먹다짐을 말하는 건가요?
【 기자 】
카타르 현지시각으로 지난 5일 저녁이었습니다.
당시 이강인 등 일부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탁구를 쳤는데요.
여기서 소리도 좀 크게 나고 2시간 가까이 치니까 주장 손흥민이 경기 전날이니 자제하라 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이 대들면서 서로 멱살까지 잡게 됐고, 다른 선수들까지 섞여 말리다가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습니다.
【 질문 1-1 】
그런데 두 사람, 거의 10살 차이가 나지 않습니까? 화해는 했나요?
【 기자 】
화해를 하긴 했지만, 손흥민과 일부 고참 선수들은 이강인의 명단 제외까지 클린스만 감독에게 요청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나선 요르단전의 결과는 당연히 좋을 리가 없죠.
경기 후 손흥민의 허탈한 반응을 제가 직접 들었는데요.
당시엔 패배의 아쉬움으로만 느껴졌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좀 더 복잡한 심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 인터뷰 : 손흥민 / 축구대표팀 주장(지난 7일)
- "대표팀을 계속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파문이 커지자,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이강인이 파리 시각으로 오전 10시쯤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글을 올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다툼이 대회 기간 서로에게 쌓였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음 달 태국과의 월드컵 2차 예선전을 앞두고 갈등을 완벽하게 봉합하는 게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 질문 2 】
선수들이 멱살까지 잡았을 때 클린스만 감독은 뭘 했나요?
【 기자 】
충돌이 끝나고 나서야 클린스만 감독이 중재했다고 하는데요.
선수들이 싸우면 말리고 갈등 봉합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동안 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을 관리자형 지도자라고 소개했는데, 이제 뭐라고 할지 궁금합니다.
【 질문 3 】
그런데 축구협회가 외신 보도가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핵심 선수 간의 내분을 곧바로 인정했어요. 이례적인 일 아닌가요?
【 기자 】
사실 그동안 기사화만 안 됐지, 대표팀 내 불화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다만, 협회가 이것을 보도가 나오자마자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보기 드문 일입니다.
지금 여론의 칼끝이 클린스만 감독을 넘어 선임을 주도한 정몽규 회장에게도 향하고 있는 만큼 비판의 초점을 선수단 갈등으로 옮기는 게 아니냐, 이런 시선도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문화스포츠부 최형규 기자였습니다.
[ 최형규 기자 choibro@mk.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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