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레에 실린 할아버지의 희망
귀남 씨(81)와 윤길 씨(81)는 30년이 넘도록 함께 지낸 부부입니다. 이 부부에게 닥쳐온 불행은 15년 전 남편 윤길 씨(81)에게 찾아온 파킨슨병으로 시작되었는데요. 윤길 씨가 온몸에 경련이 오거나 마비가 와서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귀남 씨가 옆에서 살뜰히 윤길 씨를 돌봤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 아내 귀남 씨도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신장 질환이 악화하여 거동이 불편한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귀남 씨는 현재 경제적인 부담과 남편 걱정에 투석대신 약 처방으로만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요. 이 부부에게 고정적인 수입이라고는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연금뿐인데 이마저도 부부의 의료비에만 쓰기에도 벅찹니다. 그래서일까요? 윤길 씨는 오늘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저녁이 되면 폐지를 주우러 집을 나섭니다. 과연 이 부부에게도 희망이 찾아올 수 있을까요?
“아내를 위해서 매일 밤낮으로 폐지를 주워요”
2005년도부터 갑작스럽게 찾아온 파킨슨병 때문에 윤길 씨는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으면 홀로 서 있을 수 없어 매일 넘어지기 일쑤입니다. 그런데도 윤길 씨는 매일 집 밖을 나갑니다. 바로, 하나뿐인 아내 귀남 씨를 위해서입니다. 귀남 씨는 약 30년 전에 중국에서 귀화하여 윤길 씨와 결혼했습니다. 결혼할 당시 귀남 씨에게 윤길 씨는 열심히 일하는 건강한 남편이었지만, 남편이 아프기 시작하고 귀남 씨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옆에서 살뜰히 보살피는 것뿐이었는데요. 윤길 씨는 혼자서 화장실을 가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옷이나 이불에 자주 실수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뒤처리는 늘 귀남 씨의 몫입니다. 설상가상, 귀남 씨도 만성신부전증을 가지게 되면서 자기 몸조차 가누기 힘든 정도입니다. 그런 아내를 위해 윤길 씨는 매일 폐지를 주우러 집 밖을 나섭니다. 성치 않은 몸으로 직접 만든 수레를 끌며 겨우 걸음을 내딛는데요.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연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의료비와 생활비, 그리고 아내의 병원비를 위해서 윤길 씨는 오늘도 힘겹게 거리로 나섭니다.
“신장 투석 대신 약으로 겨우 버티고 있어요”
귀남 씨의 몸에 이상이 생긴 건 2006년 가을 무렵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몸이 떨리고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그때 만성신부전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장 투석을 하루빨리 받아야 한다는 전문의의 말에도 귀남 씨는 투석 대신 약 처방으로만 겨우 버티고 있는데요. 귀남 씨에게는 옆에서 돌봐야 할 남편 윤길 씨가 있기에 일주일에 3번 투석을 받으러 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병원까지 가는 택시비도 만만치 않기에 귀남 씨는 아파도 투석을 미루고 있습니다. 윤길 씨를 보살피면서 건강이 더 악화하고 있지만, 사랑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귀남 씨. 하지만 이대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는지 모릅니다.
“이젠 이 집도 떠나야 하는데 이사 갈 형편이 안 돼요”
현재 부부가 사는 집은 낡은 연립주택입니다. 10평도 채 안 되는 좁은 방에서 3년 동안 살고 있는데요. 보일러도 되지 않아 겨울에는 춥고, 방에는 작은 창문 하나뿐이라 여름에는 무척 덥습니다. 불량이 된 밥솥과 냉장고, 빨래 너는 곳마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집마저도 곧 비워줘야 합니다. 이제 곧 재건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인데요, 틈틈이 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지금 형편에 수 백만 원이 넘는 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이러다 거리로 내쫓기는 것은 아닌지 부부의 걱정은 하루가 지날수록 쌓여만 가는데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힘겹게 생활하고 있는 이들 부부에게 도움의 손길이 절실합니다.
파킨슨병으로 자기 몸도 잘 가누지 못한 채
아내를 위해 매일 폐지를 주우러 나가는 윤길 씨와
그런 남편을 자신의 아픔도 잊은 채
살뜰히 챙기는 아내 귀남 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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