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숨 쉬는 아이, 선우
어두운 새벽길을 달리는 차 안. 엄마 정미(39) 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아빠 일준(43) 씨를 부릅니다. 아들 선우(10)의 숨소리가 심상치 않았던 건데요. 태어난 순간부터 투병 중인 선우를 돌보는 정미 씨는 어둠 속에서도 손을 바삐 움직여 봅니다. 지난 10년 동안 정미 씨와 일준 씨는 선우를 포기하라는 말을 몇 번이고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부모이기에 마음을 굳게 먹고 수많은 고비를 넘기며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1년 전, 수술 후 갑자기 패혈증이 찾아온 선우는 무려 45분간 심정지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다시 숨이 돌아왔지만, 뇌에 손상이 온 선우는 호흡관을 끼고 누워있게 되었는데요. 선우에게 나타나는 작은 변화에도 가슴이 철렁하고, 긴장하게 된다는 정미 씨와 일준 씨. 과연 이 두 사람은 어둠을 뚫고 나아가 희망의 빛을 만나게 될 수 있을까요?
“45분 동안 심장이 멈췄던 상태에서 깨어났거든요”
선우는 태어나고 4년간 신장 투석을 받은 것으로도 모자라 신장 이식을 받기 위해 차가운 수술대에 올라야 했습니다. 게다가 선우가 겪고 있는 소토스 증후군은 신체의 성장을 과도하게 발육시킨다는데요. 그래서인지 선우의 머리와 손발은 또래 아이들보다 확연히 큽니다. 그런데 엄마 정미 씨의 마음을 더욱더 아프게 하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선우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는 위루관인데요. 대장결장으로 대장을 절제하고 장루 수술을 받은 선우는 입으로 음식을 먹고, 삼키는 평범한 일상조차 누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정미 씨와 일준 씨는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스스로 고비를 넘겨주고 있는 선우가 대견하다고 말합니다.
“선우가 잘 견뎌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요”
엄마 정미 씨는 선우를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껴왔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선우의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지켜왔는데요. 선우에게 단 하나뿐인 맞춤 의료진인 정미 씨는 선우의 몸에 연결된 의료 기구들을 수시로 소독하고, 수많은 약을 물에 녹여 선우가 먹을 수 있도록 주사기로 흘려줍니다. 그렇게 선우에게 맞춰진 일상을 분주하게 보내다보니 엄마 정미 씨의 삶은 이미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아빠 일준 씨의 사랑도 엄마 정미 씨 못지않습니다. 선우를 병원에 데리고 다니느라 회사를 그만두게 된 일준 씨는 편의점과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데요. 턱없이 부족한 벌이지만, 선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중에도 쉴 틈이 나면 정미 씨에게 영상 전화를 걸어 선우의 얼굴을 보고 상태를 확인하는 자상한 아빠입니다.
“선우가 포기하면 저는 그때 포기하는 거죠”
선우에게 늘 다정한 눈길만 보내는 정미 씨와 일준 씨지만, 폭풍 같은 현실 속에서 어떤 방패막이도 없이 휘청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선우는 입원과 수술을 여러 차례 반복해 왔는데요. 눈덩이처럼 불어난 병원비를 갚는 것도 힘들지만,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치료를 해야 할지 예상할 수 없어 눈앞이 캄캄합니다. 게다가 세 식구가 지내는 집은 아빠 일준 씨가 태어날 때부터 살아온 곳이라 오래되고 낡아서 선우를 키우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닙니다. 병원과도 멀리 떨어져 있어 아픈 선우를 더욱 고생시키는 것 같아 미안해진다는 정미 씨와 일준 씨인데요. 그래도 두 사람은 부모이기 때문에 선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정미 씨와 일준 씨의 간절한 다짐이 계속해서 지켜지길 바랍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수많은 고비를 넘겨온 선우와
그 곁에서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엄마 정미 씨,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일준 씨의
감동적인 일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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