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그리움을 뒤로하고
자식에겐 부모가 세상 전부일 때가 있습니다. 그건 부모 역시 마찬가지일 텐데요. 여기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하루 12시간씩 고되고 위험한 배달 일을 하며 혼자서 어린 남매를 돌보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아버지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남매와, 세상을 떠난 아내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걱정이 마르지 않는 아버지.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하루 12시간씩 중국집 배달 일을 하는 아버지”
서울특별시 중랑구의 14평짜리 작은 빌라에 유연호(11), 유연희(7) 남매와 아빠 유선철(44, 허리 디스크) 씨가 살고 있습니다. 선철 씨는 오토바이와 안전모 하나만으로 버티며 매일 12시간씩 배달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배달을 하다가 발목이 부러지는 교통사고도 있었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되지 않아 병원에도 가지 못했다는 선철 씨. 그 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 디스크까지 갖게 되면서 병원에선 무리한 일을 하지 말라고 권했지만요. 어린 남매를 먹이고 입히기 위해선 잠시라도 일을 쉴 수 없습니다.
“어린 남매를 두고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아내”
선철 씨의 여동생과 직장 동료이자 친구였던 아내는 생전에 성실하고 다정한 사람이었습니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고, 부부의 연도 맺게 됐는데요. 그 후 4년 터울로 연호와 연희 남매를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렸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몸이 약했던 아내가 지병을 앓다 2년 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그 후로 선철 씨는 아내 없이 남매를 보살피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의 생업인 중국집 배달 일을 마치면 밤 10시. 그때까지 남매는 집에 단둘이 있어야 해서 선철 씨는 일하면서도 늘 노심초사입니다.
“남매를 살뜰히 보살펴주는 외할아버지”
다행히 선철 씨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아이들의 외할아버지인 송구섭(68, 허리디스크, 류머티즘 관절염) 씨가 이들의 집에 오가며 남매를 보살피고 있습니다. 하지만 살뜰히 남매를 챙겨준다고 해도 남매의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긴 어렵다고 말합니다. 특히 사춘기가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엄마와 헤어진 후 마음에 담을 쌓은 것인지 4개월째 머리를 자르지 않는 외손자 연호 걱정이 앞섭니다. 또 밖에서 놀다 온 연희를 씻겨주고 싶어도, 여자아이라서 선뜻 나서질 못한다는데요. 이럴 때면 할아버지인 구섭 씨는 자신이 남매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주질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답니다.
“슬픔을 딛고 희망을 꿈꾸는 세 식구”
아빠 선철 씨의 소원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남매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는 거고요. 두 번째는 아이들이 행복한 모습을 볼 때까지 본인이 곁에 있어 주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더 이상 마음속에 슬픔을 담아 두지 않기로 한 선철 씨. 지나간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기 때문이죠. 세상을 떠난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뒤로하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가족. 이들의 앞날이 더 이상 아픔이 아닌 기쁨으로, 눈물이 아닌 웃음이 가득한 나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떠난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안고 사는 남매,
그리고 늘 아이들이 걱정인 아버지 이야기를
MBN 소나무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