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
한창 먹고 싶은 게 많을 7살 어린 나이.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허기짐에 하루하루가 고달픈 아이가 있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식욕에 대한 갈증, 그 남모를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7살 산이가 그 주인공입니다. 생후 5개월 만에 희소 질환 진단을 받은 산이. 프라더 윌리 증후군이란 이름도 낯선 병이 원인이었습니다.
15번 염색체에 있는 특정 유전자의 기능이상으로 지속적인 공복감을 유발하는
프라더 윌리증후군은, 고도비만과 당뇨, 골다공증 등의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을 갖고 살아야 하는데요. 그 때문에 산이는 쉽게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늘 허기진 상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뚜렷한 치료법도 없는 희소 질환을 가진 아들 때문에 아빠 재환 씨(54)와 엄마 경화 씨(51)는 매일 수많은 걱정과 불안 속에 살아가는데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어린 아들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그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제가 쓰러지더라도 산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해주고 싶어요"
프라더 윌리 증후군 때문에 누구보다 음식에 대한 집착이 강한 산이, 그 때문에 아빠와 엄마는 한시도 곁에서 눈을 뗄 수 없는데요. 거기다 지적장애까지 있어 혼자 하지 못하는 것들이 더 많기 때문에 살뜰히 챙겨줘야 할 것도 많습니다. 그 때문에 한창 성장하는 시기에 맞춰 끊임없이 재활치료를 병행해야 하는데요. 아빠 재환 씨(54)는 그 만만치 않은 치료비와 가족들의 생활비 마련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보험설계사 일을, 밤에는 배달 일을 하며 쉼 없이 일하고 있지만 매달 들어가는 월세마저 밀리는 일이 다반사. 그러니 누구보다 무거운 가장의 짐을 짊어진 아빠는 눈이 와도, 비가 와도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쉰이 훌쩍 넘은 나이에 쉼 없이 일하다 보니 몸도 마음도 고달프기만 한데요. 끊어질 것 같은 허리 통증에도 마음 편히 병원 한 번 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빠의 머릿속엔 언제나 어린 아들의 걱정뿐인데요. 아직 제대로 된 의사 표현도 하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건 너무 많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그저 미안하기만 합니다.
“산이에게 많은 것을 채워주지 못해 미안해요”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형편.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막막한 날들을 살아가고 있는 엄마 경화 씨(51)는 홀로 눈물을 삼키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식단 조절이 가장 중요한 산이를 위해 몸에 좋은 채소 반찬과 간식을 제때 챙겨주고 싶지만, 치솟은 물가에 그마저도 쉽지 않아 늘 미안하기만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몇 달 전 오래 쓴 세탁기마저 고장 난 상태. 그 때문에 늦은 밤이면 수북이 쌓인 빨랫감을 갖고 빨래방을 오고 간 지도 꽤 오래됐습니다. 소중한 아들을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거기에 팍팍한 형편 탓에 해주지 못하는 게 더 많은 안타까운 현실이 엄마를 더 아프게 하는데요. 그런 엄마를 늘 해맑은 미소로 달래주는 산이를 보며, 조금 더 나은 내일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산이가 스스로 나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에요"
프라더 윌리 증후군이라는 희소 질환 때문에 쉽게 채워지지 않는 산이의 허기. 하지만 마음만큼은 넉넉한 아이로 자라주길 바라는 엄마와 아빠는 매 순간 가진 모든 사랑을 나눠주려 애쓰는데요. 할 수만 있다면 평생 곁에서 산이를 지켜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늘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제 엄마와 아빠의 소망은 단 하나뿐인데요. 남들보다 조금 더디고 부족하더라도, 언젠간 산이가 홀로 세상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 지금껏 잘 견뎌준 것처럼 앞으로도 씩씩하게 잘 이겨내 주길 간절히 원하고 바랄 뿐입니다.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는 산이네 가족에겐 언제쯤 희망으로 가득한 내일이 찾아올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