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보물, 수아의 미소
매일 경사진 언덕을 수도 없이 넘는 아빠가 있습니다. 집안의 기둥, 황규동 씨(49)인데요.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오토바이 배달 일을 하는 규동 씨는 이제껏 하루도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습니다.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인데요. 한 사람의 남편이자, 두 딸의 아빠인 가장인 그에겐 유독 아픈 손가락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복합적인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작은 딸 황수아 양(13)입니다. 해맑은 미소로 아빠에게 위로를 건네는 작은딸 수아(13)를 볼 때면 너무도 행복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수아의 수술 때문에 마음 한편이 늘 무겁습니다.
“다가오는 수아의 수술비는 또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13살이 된 둘째 딸 수아는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입술과 잇몸, 입천장의 근육과 뼈가 갈라지는 선천성 안면 기형인 구순구개열로, 지금껏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 한 끼조차 제대로 씹어보지 못한 수아. 환자용 유동식이나 묽은 음식 외엔 먹을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몸무게도 고작 25kg밖에 나가지 않을 만큼 체구도 작고 체력도 약합니다. 선천적 심장기형으로 생후 1달 만에 심장 수술을 받은 수아는 지금껏 수차례의 구순구개열 수술까지 받으며 힘든 시기를 견뎌야 했는데요. 청각장애와 지적장애까지 가지고 있다보니 자신의 의사 표현도 짧은 단어 몇 개와 몸짓으로밖엔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수아의 곁을 지키며 손발이 되어주는 건 늘 엄마 김홍숙 씨 (45)의 몫인데요. 엄마의 살뜰한 보살핌, 그리고 정부 지원으로 시작한 재활치료 덕분에 수아의 상태도 차츰 나아지고 있지만 그 마저도 언제 끊길지 모르는 상황. 그러다보니 엄마 홍숙씨는 수아에게 필요한 치료비 걱정에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습니다. 지금껏 수아의 수술비와 치료비로 들어간 돈만 수천만 원. 가장인 규동씨의 수입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급한 의료비들을 어렵게 빚을 내 감당해왔지만, 계속 불어나는 이자 때문에 막막해 현재 개인회생까지 진행한 상태입니다. 이젠 도움 청할 곳 하나 없는 절박한 상황의 가족들. 하지만 다가오는 3월 수아의 입천장을 메우는 수술을 시급하게 진행해야 하다 보니, 얼마가 될지 모르는 의료비 때문에 엄마, 아빠의 걱정이 끊이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뒷바라지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배달 일을 하는 아빠 규동 씨는 요즘 자신의 체력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수아는 아직 어린데,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돌봐줘야 하는데, 몸이 전처럼 잘 움직여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둘러 배달 일을 하다가 계단에서 굴러 큰 수술까지 받았지만, 당장 눈앞의 한 푼이 아쉬운 형편이다 보니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바로 생업에 뛰어들어야 했던 규동씨.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한 다리에 점점 통증이 가해지고 있지만 수술을 앞둔 수아와 그 곁을 지켜주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배달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밤낮없이 거리를 뛰어다니며 일하다 보면 극심해져가는 통증 때문에 몸과 마음이 금세 지치긴 하지만, 팍팍한 상황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가장이라는 죄책감이 그를 다시 일어서게 만듭니다. 그럴 때마다 규동 씨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조금씩 건강을 회복해가고 있는 작은 딸 수아인데요. 아빠라는 단어 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아이지만, 아빠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음 짓는 딸의 미소가 지친 규동씨에겐 더없이 귀한 보약 같습니다.
”수아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다면 뭐든 다 해줄 수 있습니다.“
아빠 규동 씨와 엄마 홍숙 씨의 소원은 수아가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것, 오직 그 뿐입니다. 구순구개열로 지금껏 또래 아이들처럼 맛있는 음식이나 과자 한 번 제대로 먹어 보지 못한 작은 딸 수아. 부디 다가오는 3월의 입천장 수술이 한 번에 성공해서 더는 수아가 수술받는 일이 없기를,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랄 뿐입니다. 언젠간 값비싼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눠먹으며 남들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는 수아네 가족. 그래서 수아가 지금껏 누려보지 못한 평범한 일상을 행복하게 즐길 수 있길 엄마와 아빠는 간절히 기도합니다.
먹는 것도, 걷는 것도 불편하지만
가족 앞에서는 늘 웃는 딸아이.
그런 딸아이를 위해 아픈 몸으로도
열심히 일하고 돕는 아빠와 엄마.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가족들의 사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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